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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돌프 Mar 27. 2023

중2병


사춘기(思春期).



사춘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 모두는 그 시기를 분명 다 지나왔을 테니까요.

아마 누구든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그럼 그 뜻은 알고 계실까요?


사춘기,

'봄을 생각하는 시기'라는 뜻을 가진 말이네요.


참 예쁜 말이지 않은가요?


봄을 생각한다.

겨우내 얼어있던 모든 것들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만나면서

조금씩 새롭게 하나둘 성장하기 시작하는 그런 봄.


그런 봄을 생각하게 만드는

밝고 긍정적인 언어잖아요.


땅에서 돋아 오를 때에도,

새롭게 잎이 펼쳐질 때에도,

꽃이 피어날 때에도

분명 좌충우돌 겪어내야만 하는 것들이

많기는 하겠지만,


그런 시간들을 지나올 때 우리는 '성장'이라는

예쁘고 감동적인 꽃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

그 어떤 시기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봐줄 수 있기를 바라면 어떨까요.

긍정적인 마음 말이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사춘기'라는 말이 잘 들리지 않잖아요.

모든 아이들이 그 시기를 겪을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사춘기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진 것처럼 느껴져요.


아니, 사실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를 표현하는 다른 단어로 바뀌어 버린 것 같아요.






'중2병'


어느새부턴가 우리는 아이들에게 중2병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사춘기라는 시기를 좀 더 긍정적이고

밝게 맞이해 나가야 할 아이들에게

중2병이라며 부정적으로 낙인찍어 버리는

이 시선들.

이제는 아이들조차 중2병이라서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를 몰아세웁니다.

 


아이들이 중2가 되면 병을 앓는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어떤 병인가요? 병이라면 어떤 약이 필요한가요?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것인가요?

저는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병이 아니야 라고 말 해주고 싶어요.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는

동일하게 사춘기가 찾아옵니다.

우리 모두가 다 그런 시기를 지나왔습니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그런 시기 말이지요.


그리고 그 시기 '사춘기'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세상이 변해버리는 충격이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얼마나 혼란할까요?

그 혼란함에 얼마나 외롭고 고독할까요? 온전히 스스로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 시작하는 그 시기에 아이들이 얼마나 쓸쓸할까요?


지금껏 크기만 했던 부모의 존재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죠. 부모가 맞다고 했던 것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 의문이 들기도 하고,

어른들이 말하는 모든 것들이 완전히 잘못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겠죠.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어른들로부터 독립하고픈 욕구를 느낍니다. 어린아이 같은 스스로의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더 반항적으로 나서기도 하고, 의존적이었던 모든 것을 혼란스러워하지요.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다 변해버렸으니까 혼란스러울 수밖에요.


아이들이 그런 스스로를 이해하기에도 힘든 시간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은가요?


어른들이 보기에 문제라고 느껴질 수는 있겠죠.

그중에서는 아주 잘못된 것도 분명 있을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용납할 수 없는 문제로 보이는 것들도 있겠죠.

그때 필요한 사람이 그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 교사와 같은 어른들입니다.

아이들의 변화를 이해하며 함께 이야기 나누며 그들을 지켜봐 줄 사람 말이지요.


중2병이라며 아이들의 변화를 병으로만

잘못된 것으로만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시기를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 스스로 잘 부딪히며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 줄 수 있는 어른.

그저 손을 내밀면 바로 잡아줄 수 있도록 옆에 있어주고, 힘들어할 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모습이 저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옆에 있으면서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만 하며, 관리하고 통제하며 강압적으로 아이를 대할 때,

그 아이들은 사춘기를 지나며 짜증과 화만 가득 남은 성인이 되어갈 것입니다.


사랑을 담은 잔소리와 사랑이 없는 잔소리를 아이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아챕니다.


아이들을 믿으세요. 잔소리도 사랑은 가득 담아두되, 조금만, 아주 조금만 하세요.


이미 아이들은 스스로를 위해서

아주 치열하게 그 시기를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치열한지 아이들의 생활을 보세요.

아이들 각자가 스스로 사랑받는 삶을 위해서 얼마나 힘을 내고 있는지 조금만 더 세심하게 지켜보세요.

만약,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때

존중하지 않을 때는 잔소리보다는 더 사랑으로 격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위대한 쇼맨' 의 ost.

this is me 가사의 한 구절입니다.

I know that you deserve everyone’s love.




이렇게 아이들에게 말해주세요.

진실로 그렇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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