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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제 Jul 11. 2023

네가 생각날 때 마다 썼던 시

2부 1장 ㅣ leave


2부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바치는 시



미안


나 혼자 이겨내버리려고 그만두었는데 말이야. 네가 자꾸 눈에 밟혀. 아무말 없이 떠나서 미안해. 

내가 조금 더 버텼으면 달라졌을까. 나는 그냥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기가 싫었어. 그래서







눈물이 날 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눈물이 날 뻔한 적은 꽤 있었는데

잘 눌러담았거든

잘 눌러졌었거든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거든

근데 난 그냥 플레이리스트를 지나치지 못한 것 뿐인데 그냥

나 혼자 이겨내버리면 아무도 몰라줄까봐

그 제목 하나에 그냥

가사없이 흘러나오는 피아노 건반이 눌릴 때 마다

너를 향했던 내 마음이 눌러지는 것 같더라

그냥 나는 네가 너무 보고싶은데

이제 못 보니까 그게 그냥






좋아했나봐, 많이


네가 믿을 진 모르겠는데,

나 진짜 눈물 없는 편이거든.

근데 네가 자꾸 울게만드는거 아냐고

멱살 잡고 물어보고싶다.

근데 이제 너를 볼 수 없잖아

네가 먼저 꼬셔놓고

치사하게 이러기 있냐고

나 이제 어떻게 해야해






도망친건 나인데


너때문에 도망친 건 아니고

내 상황이 그랬어 나는 나를 지켜야했어

근데 도망치고 보니 일부는 너때문인 것 같기도 해

내가 좀먹히더라도 네 시선이 닿는 곳에 좀더 남을걸

조금 더 버텨볼걸 솔직히 후회된다

단 하루 만에 이렇게 후회돼버리면 앞으로는 어떻게 하지






그린라이트


아주 오랜만에 예전 직장동료 언니를 만났거든

그 언니가 먼저 주제를 꺼내서 네 이야기를 했는데

제목을 말하더라고

근데 이미 도망친 직후였거든

후회되더라

스타벅스 테이블에 그대로 머리박고 기절하고 싶더라

또 나만 눈치가 없었나봐






일말의 기대


나는 네 전화번호를 모르잖아.

근데 생각해보니 너도 내 전화번호를 잘못 저장해두고 있겠더라고.

나는 네가 신경쓸까봐 조용히 단톡나오기를 선택했거든

근데 너를 친구추가하지 않았더라고

왜그랬을까, 나는 그곳을 벗어나는게 먼저였나봐 미안.

근데 네가 잘못 저장되었단 사실을 깨달아준다면

얼마든지 내 번호를 알아낼 수 있잖아.

여태 그랬던 것 처럼 한번만 더 다가와주면 안될까.

네가 한번만 더 용기내주면 안될까.






왜 이런 것만 보여


누군가의 노래추천마저도

이 꿈을 놓아버린건 니가 아니라

나였던거래

잔잔바리 - I will never go back

그랬던거네 나도

그랬던거니 나도





아니래


하현상 - us 래.

이만큼 내가 정신이 없어.

그래서 그만둔건데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기적일까 미안.

I will never go back 라는

노래 제목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는데

아니래. us래. 우리래. 너랑, 나.






내가 그만둔 이유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였거든

스트레스에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그 선을 넘는 타이밍을 이제는 알아챌 수 있거든

솔직히 너 때문에 꾹 참아볼까 많이 고민했어

한 3주 정도

진짜 많이 고민했지? 나는 이 3주간 지옥에서 살았거든

침대에서 잠을 자지도 못해서 바닥에서 끙끙 앓았어

그만큼 내가 너를 좋아했나봐

근데 결국 나는 나를 지켰다

후회해






원래 이런거니


실컷 다 울고 배가고파졌거든

am4:41 이였어

사실 이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있다 운 건 아니고

네 생각을 막으려고 계속 일만 했거든

근데 이미 피어오른 네 생각덕에 잠은 글렀고

간단하게 컵라면이라도 먹자싶었어

그 와중에 야무지게 닭가슴살 찢어넣고

맛밤도 넣고 대파도 썰어넣었거든

진짜 그때까진 아무렇지 않았거든

근데 식탁에 세팅해두고 젓가락 집어드는데

왈칵 눈물이 났어 원래 이런거니

언제까지 울어야하는지 누구한테 물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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