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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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나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할 때마다 내가 했던 말이다. "잔소리로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최근 들어온 후임에게 똑같이 했던 행위다. '잔소리'
2
잔소리는 이런 거다. 회사 신입 30살. 난 36살. 36-30=6. 6년의 시간. 어깨 너머 배운 지식, 시도와 실패. 조언. 생각의 결과로 지금 내가 만들어졌다. 잔소리는 이 6년 과정을 무시한 채. 말 한마디로 내 뜻을 상대방에게 강요. 변하길 요구하는 행위다. 30살의 난 이런 상사를 욕했고, 36살의 난 그런 상사가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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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가 아니라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세바시를 보다 유레카를 외쳤다. 서울에는 2개의 초고층 빌딩이 있다. 유통회사, 자동차 회사다. 유통회사는 한 번에 쇼핑하고 먹고 쉴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한 곳에 모은다. 길가에 있던 상가는 백화점으로 입점하고 거리는 텅텅 빈다. 사람들은 죽은 거리를 걷지 않고 차를 타고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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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 속에서는 롯데와 현대만 돈을 벌 수밖에 없다. 구조가 중요하다. 야근하지 맙시다. 했으면 퇴근시간 언저리엔 업무 요청을 못하는 규칙부터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을 뛰놀게 하고 싶다면 놀이시설부터 제공해야 한다. 그냥 해라. 하면 안된다. 노력하면 성과가 나는 구조를 만들고, 성장 가능성(경험)을 보여줬을 때 사람은 알아서 참여하고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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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하기 전에 난 그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했는지. 잔소리를 명분 삼아 나와 그 직원의 위치를 다잡으려 했던 건 아닌지 반성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