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이해하라
인디 아티스트가 본인의 음악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창구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제작하는 뮤지션들에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마케팅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은 크게 국내와 해외로 나뉜다. 국내에는 멜론, 지니, 벅스, 바이브, 플로 등이 있고, 해외에는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사운드클라우드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 시장에서는 어떤 플랫폼이 가장 점유율을 크게 잡고 있을까?
2024년 기준, 국내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이용되는 플랫폼은 유튜브로(53%) 거의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 음악 감상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커버 영상, 플레이리스트 등 다양한 시각적 콘텐츠 소비가 가능한 점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그 뒤를 잇는 플랫폼은 멜론(47.2%)으로, 유료 기반의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유튜브 뮤직(26.8%)은 유튜브 프리미어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어 존재감을 보이고 있으며, 지니(18.7%), FLO(11.8%), 애플 뮤직(6.8%), 네이버 VIBE(6.1%), 카카오 뮤직(5.4%) 등 국내 주요 서비스들이 그 뒤를 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장에서는 국내에서 거의 반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2가지 플랫폼의 음원 마케팅 방안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노출이 다른 플랫폼들과 비교가 안되게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경쟁해야 할 음원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유튜브 플랫폼을 잘 활용하려면 음원으로만 승부하기보다는 자신의 음원에 서사가 될 수 있는 콘텐츠 영상을 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물론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 수록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으나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결국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고, 이는 시각적인 콘텐츠가 결합되어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먼저 인디 아티스트들의 영상 콘텐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다른 사람의 음악을 부르는 커버형 콘텐츠, 음악의 스토리를 쌓아가는 서사가 있는 콘텐츠가 있다. 내가 추천하는 콘텐츠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결국 서사가 있는 콘텐츠다. 물론 인기 있는 다른 사람의 음악을 불러 잠시 많은 인기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 음악은 내가 아닌 다른 뮤지션의 음악이고 결국 자신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하기에 나는 후자의 콘텐츠를 추천한다.
위에 있는 콘텐츠들이 바로 음악에 서사가 쌓여간 콘텐츠들의 대표적인 예다. 아티스트 ‘Para’는 아프로비츠라는 장르를 통해 직접 나이지리아로 떠나 본인의 음악에 대한 서사를 쌓아 갔고, 아티스트 ‘타임피버’는 길거리에서 본인의 음악에 피처링을 구하는 콘텐츠로 본인의 음악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 갔다. 이 두 콘텐츠는 결국 성공적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리스너들에게도 음원에 대한 큰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다음으로는 국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이다. 멜론은 오랜 기간 국내 시장을 선도해 온 플랫폼으로 사용자 기반이 크고 충성도 높은 유료 가입자층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 프로필 뮤직, DJ 플레이리스트, 아티스트에게 한마디 등 유저 및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멜론은 파워 DJ와 전문 큐레이터가 직접 제작한 플레이리스트가 많아, AI 기반의 기계적인 추천과는 다른 감성적이고 공감력 있는 큐레이션이 강점이다. 이러한 플레이리스트에 자신의 곡이 포함되도록 접근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다. 또한, 음원 유통사와 협력해 메인 배너나 장르별 페이지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멜론이라는 플랫폼에서 추천하는 마케팅 전략은 나의 음악이 ‘어디서’ 흘러나오면 어울릴까?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멜론에는 DJ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내 음악이 어디에 흘러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을 먼저 인지한 후 비슷한 분위기나 장소에서 흘러나오면 좋은 노래들을 모아놓은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하는 DJ에게 연락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아티스트들은 나의 음악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찾아다니기보다는 아무 DJ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본인의 음악이 들어가길 바라는 아티스트들도 많았다. 예를 들면 밤에 듣기 좋은 음악이라는 플레이리스트에 하드코어한 락을 추천해 준다던지 말이다.. 이런 무분별한 홍보는 들이는 노력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
멜론에서 플레이리스트 피칭 마케팅을 추천한 이유는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다. 삶 속에서 상황에 맞는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을 뿐이다.
위에 자료를 기반으로 음악은 현대 사람들에게 일상 속 배경처럼 소비되고 있으며, 전체 응답자의 63.1%가 음악을 배경으로 듣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음악이 특정한 집중 감상의 대상이기보다는,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음악 감상 시간대 및 장소는 출퇴근이나 이동 중, 혹은 휴식 시간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현대인의 생활 루틴 속에서 음악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그렇기에 멜론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Mood Play 콘텐츠 플레이리스트에 나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어야 해당 플랫폼에서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두 플랫폼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는 점은 결국 대중들의 음악 감상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 감상의 중심이 ‘음악’에서 ‘음악+영상’으로 이동한 것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이용 행태의 가장 큰 변화로 나타난다. 단순히 음원을 재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영상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며 음악을 감상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상 콘텐츠를 통해 노래를 접하는 일이 많아지며 영상 시청이 곧 음악 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사용자의 감상 습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 자료를 보면 Top100 차트에 의존하기보다는, 본인의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나 상황별 큐레이션을 선호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특히 Top100 차트에 대해선 과도한 중복 노출, 개인 취향과 맞지 않는 곡들, 신뢰도 하락 등의 이유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 선곡 기반의 플레이리스트나, 숏폼 콘텐츠를 통해 알게 된 곡을 따로 저장해 감상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매 이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내 반응을 꾸준히 분석하고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하는 것이다.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곡이 주목받고 있는지, 주요 청취층은 누구인지 등을 파악하면 이후 마케팅 방향이나 음악 기획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