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알잖아. 간음 외에는 이혼할 수 없다는 거.

탓탓탓

by 레몬숲


"oo야, 지금까지 살면서 너에게 상처 줬던 말과 행동 진심으로 미안해.. 그리고 내가 잘못이 크지만 너랑 이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그래서 이렇게 치료도 시작한 거야. 이번에 최선을 다할 거야. 하지만 너의 마음이 굳어져서 이혼하자고 한다면 내가 내 죗값으로 알고 협력할게."


"나는 오빠랑 떨어져 살면서 약을 한알도 안 먹었어. 잠도 잘 자고 아침에도 잘 일어나고 건강도 좋아지고 잃었던 웃음도 찾아가고 있어. 협력을 한다고? 지금도 오빠는 이혼의 책임을 나에게 돌리잖아. 오빠가 수도 없이 이혼하자고 했잖아. 내가 그렇게 괴로워할 때에도 내 탓만 하던 사람이 왜 이제 와서 이렇게 행동하는지 난 이해가 안 돼. 오빠가 그동안 보여줬던 것 때문에 이제는 함께하긴 어려워.. 오빠도 오빠 자신이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고 했잖아. 상담 2번밖에 안 받았잖아.. 근데 내가 어떻게 오빠를 믿고 다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오빠의 미래를 위해서 잘 치료받고 자유로워지길 바랄게."


"oo야, 오빠가 이혼하자고 했던 건 그때는 오빠도 온전치 못했어. 그래서 잘못했던 거고 근데 진심은 아니야...


oo야, 이 결혼을 하나님이 맺어주셨잖아... 우리 서로 처음 만나고, 마음을 나누었던 모든 부분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잖아.. 그래서 나는 지키고 싶은 거야 나를 믿지 말고 하나님을 믿어봐... 그래도 다행이다 건강해져서 나는 나대로 최선을 다할게. 그래도 oo이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그때는 받아들일게. 이혼책임 너한테 돌리는 거 아니야. 네가 이렇게까지 말한 거는 내가 그렇게 만든 거니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같이 살 때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라 인간이 선택한 거라 말하고는 이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해."


"oo아 인간의 선택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안에 있는 거 아니야? 나도 예수 믿는 사람 아니었으면 이혼하고, 사역 그만하고 복지사로 살면 돼.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하지 않아 요즘 이혼 흠 아니야. 근데 너도 나도 예수님 아니면 지금까지 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잖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는 진리를 알잖아. 결혼이 음행 아니면 사람이 깰 수 없다는 거. 그리고 만일 악한 영적 존재가 너는 우울로, 나는 분노로 충동해서 그리스도의 가정을 깨는 거라고 한다면? 너는 진리를 알잖아 하나님의 뜻이 뭔 줄 알잖아 그게 지금까지 너를 살게 했던 거 아니야? 너는 나랑 헤어져도 분명히 다른 남자 만날 수 있어. 근데 이거 하나는 확실해. 너의 자유분방함을 받아주면 영적인 갈급함을 느낄 거고, 반대로 영적인 갈급함을 채워주는 사람이라면 자유분방이 절제되어야 할 거야"


제발 그 말만은 하지 않기를 바랐는데 마지막은 끊어졌다. 이제는 사탄 탓까지 하는 그로 인하여 나의 마음은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그는 자신이 잘못한 것은 알겠는데 다 자신 탓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잘못했다고 하는데 이젠 이해해 주면 안 되냐며. 자신이 이혼당할 만큼 잘못한 거냐며. 자신의 폭력을 책임지지 않고 사탄 탓을 하는 그를 보며 구역질이 났다.


듣는 사탄도 기분이 나쁠 거야. 너는 개혁주의 자니까 이혼할 수 없다며. 그런데 이제는 간음 외에는 이혼할 수 없다고? 나는 정말 너무 이혼이 간절해졌다.


(참고로 죄책감에 괴로워 하고 있는 크리스천 독자를 위해 첨언하자면, 성경은 배우자의 간음 또는 버림의 경우 이혼을 허용하고 그러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의 재혼도 허용한다.)

그는 나를 죽이려 했다. 간음보다 더 심각한 살인미수였다. 그는 생명을 위협했다. 그에겐 마음이라는 게 있을까.


"이혼접수 최대한 빨리하자. 접수하고 나서 1달 더 기다려야 되니까. 오전에 잠깐 시간 내줘. "




그가 계속 전화를 한다. 받았다.


"아니 오빠 전화하지 말라고 했잖아. 왜 자꾸 전화하는 거야? 일주일에 한 번씩 이혼하자고 하더니 왜 이제야 다시 살고 싶다고 해? 나는 이해가 안 돼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사랑하니까... "


개소리

개소리

개소리!!!!!!!!!

사랑한다는 개소리!!!!


정말 구역질이 났다. 이미 너무 늦었어.




다음 날 그에게 답이 왔다.


"o일은 힘들어. oo야, 나는 이혼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내가 잘못한 것도 있으니까 또 네가 마음이 굳었으니까 하는 건데 내가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잖아.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연락도 하지 말래서 안 하잖아. 내년에 하려던 것도 올해 말로 앞당겨서 네가 o일이나 oo일 둘 중 하나로 선택하라고 해서 한 건데 좀 기다려 주면 안 돼?"


어제까지 연락을 했으면서 오전에 안했다는 게 안한다고 말하는 너에게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얼른 정리하고 쉬게 해 줘."


"너도 많이 힘드니?"


"아니 됐고, 그날 시간낼 수 있는지 알아보고 알려줘."


"알겠어. 근데 이거 하나만 물어볼게. 이거는 이혼을 안하려는 게 아니라 궁금해서 그러는데 어떤 것 때문에 이혼하려는 거야?"




집에 와보니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이 사라졌다. 그는 안 쓰는 물건을 집에 여전히 두고 갔다. 나는 그의 짐을 다 챙겨서 집 앞 복도에 내놨다.


"내 책 가져간 거 갖다 놔. 그거 선물 받은 건데 왜 가져갔어?"


"내 건 줄 알았어. 도둑질하려고 한 거 아니야"


"쇼핑백에 넣어서 문 앞에 놔줘. 오빠 물건 정리해서 문 앞에 놨으니까 이제 올일 없을 거야. "


"알겠어"




그의 괴롭힘의 방법은 참 가지가지였다. 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져갔을까. 나를 자극해서 어떻게든 다시 들어올 구실을 만들었던 걸까. 나는 그와 너무 헤어지고 싶었다. 그가 싫어지는 만큼 나 자신이 너무 싫어졌다.


그는 일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이혼을 미뤘다. 연차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하면 나 때문에 남은 연차를 다 썼다고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또 내가 좋아하는 물건이 사라져서 그에게 연락을 했더니 그가 방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나는 너무너무너무 화가 나서 "출근을 했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어 보내냐"라고 물었고, 그는 "사진을 어떻게 찍은 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냐. 너 마음 뭔 줄 아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네가 알긴 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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