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파소
제주도에서 일정은 하루에 한 개씩만 하기로 했어요.
아침에 나가면 점심을 밖에서 먹고 저녁은 집에서 먹어요.
점심에 나가면 간단히 점심을 집에서 먹고 저녁은 밖에서 먹어요.
콜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배달할 때
같이 오는 콜라는 모아 두었다가 청소할 때 썼어요.
긴 콜라랑 짧은 콜라를 보다가 둘 다 245ml인 것을 발견했어요.
저는 긴 콜라가 당연히 용량이 클 줄 알았는데
둘 다 245ml인 것을 알게 됐어요.
인생 길고 짧은 건 진짜
아무도 모르는 거구나
‘인생’이라는 용량은 누구나에게 주어져요.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
누가 먼저이고 누가 나중 되더라도
모든 인간의 용량은 디폴트 값이 있어요.
그 용량이 몇 ml인지는 살아봐야 아는 것이더라고요.
간절히 원했던 것을 가졌지만 후회하고
꿈을 이뤄도 그다음의 고뇌가 있어요.
내가 원하는 그 자리에 간다면 정말 행복하기만 할까?
원하는 자리만큼 감당해야 할 일들도 많아지는 것 아닐까?
제주도에 있는 엘파소라는 카페는
산방산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 있어요.
통장에는 10만 원 밖에 없어도
10억 있는 사람의 마음으로 산다면
10억을 누리는 사람이에요.
캘린더에 일정을 표시했어요.
특별한 숫자들을 쌓아가며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인생은 어찌 될지 모르니
정말 행복하게 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