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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숲 Apr 06. 2024

나의 파편들을 찾아서

결핍이 알려주는 것들


“예전에 내 부분들은 내가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안전하지 않았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꼈어. 하지만 이제 나는 거절당하거나 버림받을까 봐 불안하지 않아. 내 부분들도 그럴 거야. 내가 괜찮다는 것 그리고 그들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 나는 내 부분들과 나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언제나 여기서 그들을 안전하게 지킬 거야. 그들은 내게 늘 특별할 거야.” (제니너 피셔)


외상으로 조각난 자기를 찾고 있다. 고통에 의미를 찾으면 새로운 치유가 시작된다. 애착과 트라우마에 대해서 공부한다. 나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으나 사건을 마주해야 하니 너무나 외롭고 괴롭다. 남들은 다 행복하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여전히 제자리인 것 같아 남은 인생은 언제 다 살까 자주 생각한다. 오늘은 봄바람 휘날리길래 근처 공원을 갔다. 따뜻한 햇살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보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좋지 않은 생각들이 더 나니까 공원을 돌고 나무를 보고 바람을 맞고 카페에서 책을 읽는 게 좋을 것 같아. 


행복한 커플들을 보면 속으로 우습기도 하다. 그 행복이 얼마나 갈 것 같니. 결혼하면 행복할 것 같니? 하는 생각과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와 이 예쁜 벚꽃을 보러 온 너희는 참 좋겠다의 양가감정이 오락가락, 마음도 오락가락한다. 


트라우마는 나의 조각조각의 파편들이다. 이 파편들은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진 불안정한 애착으로 더욱 선명히 인식된다. 파편들은 너무나 선명해서 삶의 지점지점마다 나를 찌르고 타인을 찌른다. 타인의 말에 파편이 찍혀 왜곡을 만들어낸다. 


왜곡된 인식은 삶의 의지를 꺾고 외상의 어떤 때로 시간을 돌린다. 기억을 찾는 투쟁과 갈등은 나를 불안하고 피곤하게 한다. 압도적이고 감각적인 무기력함에서 나는 나 자신을 방어하려 하지만 아무도 나를 구해주지 못한다. 시간을 얼마나 더 살아야 할까? 내 삶은 언제 끝이 나는 걸까? 여기저기 파편화된 기억들은 삶의 가능성을 의심케 하고 밀도 있는 삶을 누릴 수 없게 한다. 바람에 나는 겨와 같다. 인간의 외로움이란 뭘까?


성인이 되어서 안정애착을 배운다. 두 다리를 땅 위에 단단히 딛고서 살아낸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안정애착이란 획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획득된 안정애착’은 어린 시절의 결핍까지 치유될 수 있다. 회피하지 않고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나에게 생겨날 ‘새로운 패턴’은 나를 더욱 온전하게 할 것이다. 


난 정말 용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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