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생 때 친구를 따라서 처음 헬스장을 갔었다. 그 뒤로 내가 헬스에 빠져서 산 것도 아니었는데, 어느새 내가 헬스 트레이너로 일한 지 6년이 넘었다. 길지 않은 경력이지만, 맨땅에 헤딩하면서 시작한 걸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 체육전공자도 아니었던 나는 혼자서 운동할 줄만 알았지 지도할 줄은 전혀 몰랐다. 다행히도 직장에 유능한 선생님이 계셨다. 그 선생님께 배우고 같이 공부하면서 트레이너로써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울 수 있었다.
나는 운동과 관련된 서적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지도법을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의 동기가 직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주변 선생님과 비교되어서 공부한 것도 아니다. 나의 동기는 돈을 지불하고 운동을 배우시는 분들께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또한 일을 하는 날이 지날수록 더욱 수준 높은 운동지도를 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동일한 생각을 갖고 일하고 있다. 에너지 넘치는 동기로 나는 이 책 저 책을 읽고 이 영상 저 영상을 보고 이 사람 저 사람의 조언을 들었다. 그 덕분에 나는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만의 경험과 생각을 쌓을 수 있었다.
일을 시작한 처음에 나는 근육을 크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관심이 많은 것을 떠나서 이거밖에 몰랐다) 그래서 나는 근육을 크게 만들 수 있는 운동들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운동을 하다가 이곳저곳을 다치기 시작했다.(다행히도 지도받는 분들이 다치는 경우는 없었다) 어떤 경우에는 스쿼트를 하다가 엉덩이 근육을 다쳐서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했었다. 참고로 이 통증은 운동을 하고 난 뒤에 생기는 근육통이 아니라, 운동을 하다가 다친 경우에 생기는 통증이다.
부상들을 통해서 나는 ‘재활’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재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 운동과 지도를 더 정확하고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재활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이 생각은 맞았다. 부상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다. 또한 나는 나에게 수업을 받는 분들께 더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시기에 나의 운동과 지도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리고 나는 2018년에 ‘파워리프팅’을 알게 되면서 운동에 대한 안목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파워리프팅에 대해서 알기 전에 나는 운동이라고 하면 근육을 키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운동을 통해서 근육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능력과 기능을 개선하고 강화시키는 것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매력에 푹 빠졌다. 그 뒤로 기능해부학, 운동생리학, 생체역학과 관련된 학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로 흥미로운 설명이 많았다. 그동안 내가 운동과 지도를 하면서 내 머릿속에 있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들이 이 학문들을 공부하면서 우후죽순 생겼다. 그리고 나는 재활 공부를 했을 때처럼 한 번 더 나의 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시기였다.
운동을 지도하는 현장 경험과 식견이 쌓이면서 나는 ’운동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 되었든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방향성이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물음이 생겼다. 목적 달성에 적합한 사고방식, 몸이 움직이는 기본적인 원리, 운동방법론이 잘 결합되었을 때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장 적합한 방향성이 정해지고 그 방향성을 따라서 운동을 했을 때 목적은 달성될 뿐만 아니라 초과달성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적합한 방향성이 정답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운동을 하고 있고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글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