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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문난 이작가 Nov 15. 2022

뜻밖의 소식

03. 뜻밖의 소식

고진옹, 전화를 받지 않고 양손으로 굴뚝을 잡고 다리를 들어 굴뚝 위에 올라서려고 한다.  

이상함을 감지한 허수인, 달려가 고진옹을 뒤에서 안는다. 

허수인, 고진옹을 냅다 굴뚝 안으로 던진다.      


허수인    차라리 누워서 자!  

고진옹    왜, 왜 날지도 못하게 하는데. 그렇게 오래 비행술을 배웠는데, 왜?     


계속 울리는 핸드폰.      


허수인    받아. 근행이가 식사 바구니 올릴 모양이다.      


고진옹, 두 무릎을 잡고 웅크리고 있다.       


허수인    힘든 내색하지 마. 우리가 흔들리면 그대로 무너지는 거야. 우린 억지로라도 씩씩해 보여야 해.     

  

핸드폰 벨 소리, 멈춘다. 

허수인, 밧줄을 고진옹 손에 쥐여주며.     


허수인     당겨! 이렇게 식사를 챙겨주는 게 우릴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야.       


허수인은 고진옹이 흔들던 홍성호 조끼를 천막에 건다. 

조끼가 깃발처럼 나부낀다.      


허수인    형, 성호형. 진옹이 좀 지켜줘. 조금만 더 견딜 수 있게.     

 

고진옹, 줄을 잡아당겨 식사 바구니를 올린다. 

고진옹, 굴뚝 아래에 있는 도근행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이때, 다시 고진옹 핸드폰이 울린다. 

고진옹, 전화를 받지 않는다. 

허수인, 핸드폰 잠금을 해제하고 고진옹 손에 들려준다.      


고진옹    바구니 잘 받았어. (사이) 마지막 식사? 뭐? 정말이야? (사이) 알았어. 수고했다.   

   

고진옹, 전화를 끊고 허수인을 바라본다. 

허수인에게 다가가 강하게 끌어안는다.    

  

허수인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고진옹, 느닷없이 함성을 지른다.      


고진옹    복직시켜주는 데 합의한대.     


허수인, 고진옹을 쳐다보면.      


고진옹    정리하고 내려와서 해단식 하는 게 어떠냐고.

허수인    근행이가 그래?     


고진옹이 고개를 끄덕인다. 

둘은 다시 뜨겁게 끌어안다가 제자리에서 뛰다가 소리를 지른다. 

둘은 천막에 걸려 있는 조끼를 본다.      


허수인    수고했어, 미시타 옹! 오늘 네가 버틴 결과야. 

고진옹    고맙다.      


고진옹, 홍성호 조끼를 가져다 입고 가슴을 두드리며.     


고진옹    형! 성호형! 우리가 해냈어!     


고진옹과 허수인은 마음이 통했는지 홍성호가 했던 행동처럼 주먹을 앞으로 뻗고, 축지법 하듯 잰걸음으로 날 듯이 왔다 갔다 하며 노래한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 정의를 위해 키운 로보트 태권 / 이 세상에 당할 자 있을까 보냐~~‘


암전     


어둠 속에서 <로보트 태권V> 노랫소리 크게 들린다.

‘평화의 사도 사명을 띠고 / 악의 로보트 때려 부순다 /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만만세 / 무적의 우리 친구 태권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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