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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랄리방 Mar 17. 2024

24년 3월 셋째 주 감사일기

3월 11일 월요일 / 하늘이 추운지 우중충했다.


1월에 광화문 교보문고 가서 책을 샀다. 내가 팔로우한 인스타 작가님의 책이 서점에 판매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 오랜만에 책을 소장하고 읽어볼까 싶었다.


책 내용은 mbti 중 INFJ의 내용이 담긴 에세이. 내 mbti와 잘 어울리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힐링을 받았다는데 어떤 점에서 힐링을 받았는지 이 책을 펼쳐서 보고 싶었다.


책을 산 후 집에서 천천히 읽어보았다. 보통은 일주일이면 읽는 책을 미루고 미뤄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이 책의 처음은 소소한 이야기로 일상 속 공감이 가는 이야기로 infj라면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그러다 사랑과 완전하지 않은 미래 이야기로 위로를 주는 거 같았다.


불완전한 미래. 누구나 이 불완전한 미래로 불안에 떤다. 하늘에서 정답이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이상 우리의 창창한 앞길에는 어떤 일이 기다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우린 움츠리고 겁을 먹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불안감을 책이라는 위로가 부드럽게 보듬어줘서 불완전하지만 내가 바라는 완전한 미래를 만날 수 있게 우리의 페이스를 조절해 주는 거 같았다.


그리고 이 책은 infj뿐만 아니라 불완전한 미래에 지치고 사랑에 대해 고심한 분들에게도 좋은 책이라는 오늘의 결론을 내렸다.


책을 읽고 나면 항상 무뚝뚝한 마음이 뚝딱거렸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 마음속 두껍게 뭉친 응어리가 연하게 녹아내린 기분이 들었다.


책의 감사함. 오늘 난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아 감사한 시간을 가졌다.


위로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3월 12일 화요일 / 우중충한 하늘은 비를 내려 봄을 맞았다.

 

삼재. 인간이 9년 주기로 맞이하는 위험한 시기라고 한다. 나의 삼재는 올해부터라는데 작년에 아홉수가 끝나자마자 삼재를 맞이했다.


내 아홉수는 아주 크게 지나갔다. 이렇게 안 좋은 일이 여러 개 겹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크게 와서 이보다 더한 게 와도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거 같았다.


올해 삼재가 시작이 되니 몸조심에 엄청 신경을 써야 할 거 같은데 이상하게 올해에는 왠지 모르게 좋은 소식이 내게 찾아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정확히 어떤 일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나를 움직이게 해 줄 귀인이나 인연이 찾아와 내 삶에 변화를 줄 거 같은데 현재 난 귀인이라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 일상에 소소한 변화가 생겼다.


올해 초 우연히 동네에서 대학시절 함께 연극부를 했던 형을 약 8년 만에 만나 함께 밥을 먹었다. 길거리를 걷다가 내 앞으로 마주 온 형을 단번에 알아봐 인사를 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그 자리서 바로 같이 밥 먹으러 갔다.


그리고 알게 된 게 이 형이 최근 신림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동네친구가 없었던 것. 나도 동네친구가 없어서 서로 시간 되면 같이 밥이나 가끔 먹자고 약속을 했다. 그 약속, 현재 꾸준히 지키고 있어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을 종종 가져 외롭지 않은 타지 생활을 보내고 있다.


거기에 형이 현재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내게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같이 일하자며 제안을 해 같이 일을 다니고 있다. 제대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 일할 곳이 필요했던 내게 타이밍 좋게 권유도 들어왔다.

물류센터 일은 기피하려고 했지만 함께 일할 사람이 있으니 힘이 되고 무엇보다 형이 나를 챙겨주고 해서 일하는데 큰 어려움도 없었다. 그래서 내 24년의 시작은 그 어느 때보다 괜찮았다.


만약 내가 그때 그 길거리를 걷지 않았다면 난 형을 만나지 않았을 테고 여전히 고민에 빠지고 있었을 것이다. 왠지 그날은 그 거리를 걷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걸었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 이는 하늘에서 내게 내린 인도가 아닌가 싶다.


형을 만난 것에 큰 감사 하며 형에게 고맙고 날 인도해 준 하늘에게 감사한다.


둘이 카페에 와 수다를 떤 흔적

3월 13일 수요일 / 봄이 왔나 싶은 날씨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다. 이번주 연달아 일을 가지 못했다가 오늘 일을 나가니 힘든 걱정보다 돈을 벌 수 있다는 행복을 느꼈다.


몸이 멀쩡한데 일감이 없어 일을 쉬는 건 지옥 같은 일.


그래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한다. 일을 하고 나서 먹는 밥은 정말 꿀맛이다. 사람은 역시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걸 느낀 하루다.


일하고 나서 먹는 점심은 꿀맛

3월 14일 목요일 / 봄이 왔다.


얼마 전에 친한 형에게 책 한 권을 빌렸다. 형이 재밌게 읽은 책이라 내게 추천한다며 읽어보라고 해서 낮 시간에 카페에 가서 읽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내용인가 싶어 읽다가 중간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게 뭐지.


근데 읽다 보니 생각보다 내용이 재미있어 나도 모르게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완전하게 정독을 한 게 아니지만 초반 책의 내용이 재밌어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책을 읽어나갔다.


몇 년 만에 느끼는 독서의 즐거움인지. 책이 이렇게나 재밌나 싶어 책의 정보를 알고 싶어 검색도 해봤다. 올해 들어 기존에 하지 않거나 힘들어서 포기한 일을 다시 시작해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독서다.


나는 한때 공황장애를 치료받으면서 운이 없게 난독증도 왔었다. 글을 읽으며 분석을 해야 하는 일을 하는데 정작 글을 읽지 못해 힘들어서 몇 년간 글을 읽는 것을 포기했었다.


그러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나만의 글을 쓰니 점차 글 읽는 게 나아졌고 집중해서 보기 힘들었던 글도 이제는 완전히 보여 책 읽기에도 도전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 구입했던 책을 완독하고 새로운 책을 읽어보려고 했던 참에 친한 형이 책을 빌려줘서 읽게 된 이 책 덕분에 독서의 재미를 다시 한번 느꼈다.


책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오늘은 정말 감사했다.


카페에서 책 읽기는 좋은 취미

3월 15일 금요일 / 이제 곧 봄이구나 싶은 날씨


날씨가 좋을 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산으로 바다로 발이 떨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 맑은 날씨를 즐기러 떠나고 싶다.


현실은 새벽 일찍 일어나 일하러 가는 거지만 출근하며 하늘을 보니 그런 상상이 그려졌다.


별다른 이유 없이 그저 일상 속 작은 일탈을 즐기고 싶은 하루. 그래서 오늘 난 운동을 쉬었다. 헬스를 하는 사람에게 운동을 안 가는 것은 대단히 큰 일탈이다.


운동을 가지 않아 허전함이 몰려오지만 집에 들어가 쉼을 선택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오늘의 날씨는 내게 귓속말로 일탈을 돋워 난 오늘 일탈을 했다.


어이구. 오늘 쉼표 찍었다. 고맙다  하늘아.


밥 잘 먹고 일도 하고 일탈도 하고

3월 16일 토요일 / 봄이다 오늘


아주 오랜만에 대학 친구를 만났다. 한동안 서로 바빠서 만나자 만나자 말만 하고 못 보다가 오늘 만났는데 서로 잠을 못 잤는지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했다.


나이를 먹은 것도 있지만 쉽지 않은 사회생활에 온몸이 녹초가 되는 일상을 보내다 만난 우리. 피곤하지만 반가움은 하나는 여전했다.


새로운 이야기와 과거 이야기. 회사 얘기 등 여러 얘기가 오가며 보낸 토요일 저녁은 우리를 대학시절로 돌려보낸 타임머신과도 같았다.


그때처럼 우린 오늘도 술 한잔 마시며 시간을 추억한다.


고기는 같이 먹으면 행복도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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