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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랄리방 Mar 23. 2024

24년 3월 넷째 주 감사일기

3월 18일 월요일 / 맑은 날씨 속 찬바람


아침에 눈을 뜨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변화가 필요해. 하나에 몰두하면 그거만 파고드는 고집을 이젠 유하게 바꾸어 새로운 일에도 몰두해 보며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중 변화가 가장 필요한 것은 첫 번째로 바로 진로. 오랫동안 나는 내게 잘 어울리는 진로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살았다. 거기에 연극이 내 삶이 들어왔고 긴 시간 동안 연극을 하며 살았는데 현실과 맞닿고 보니 연극은 길게 가지고 갈 나의 진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에 연극을 하면 회의감이 몰려와 거기에 집중을 할 수 없어 연극과 거리를 두고 싶었다. 만약 연극을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할지 연극을 하면서 전혀 생각을 해보지 않아 그만두는 시점에서 큰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 내가 찾은 목표는 영상. 오래전부터 영상에 흥미가 있어 배우고 일을 해보고 싶어 곧바로 학원을 알아봐서 수강하고 배워서 취업을 했다. 재미난 영상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은 목표로 들어간 회사.


그러나 막상 회사에 들어가니 내가 연극하면서 느낀 회의감이 지워지지 않았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 일을 하면 내게 새로운 자극이 와 좋은 시너지를 받을 거란 생각을 했지만 내가 다닌 회사에 연극하면서 느낀 공허함과 우울감이 함께 오니 이는 내가 연극을 한 것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에 회사는 두 달도 안되어서 그만두고 긴 방황을 했다. 돈은 벌어야 하는데 무엇을 할지 고민이 되는 시기에 문득 글을 쓰고 싶어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내 생각을 글로 풀어가니 술술 써지고 하니 작가가 되고 싶은 목표가 생겨 열심히 글을 썼다. 그렇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쓴 결과 조회수는 50에서 400명대로 늘어나 매일 유입이 되며 나의 노력의 결과물이 나왔다. 많은 조회수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준수하다 생각하며 적어도 내 글이 검색에 노출이 잘 되고 내가 쓴 글이 유용하단 뜻으로 받아들이니 기분이 좋았다.


그럼 이제 글을 쓰며 먹고사나? 또 그것도 아니다. 글은 생각보다 돈이 되지 않았고 내 생활을 책임져주지 않았다. 단지 내 마음을 채워줄 뿐 현실을 채워주지 못해 이번에는 내 현실을 책임져줄 진로가 필요했다.


그렇게 또 고민에 빠지다 우연히 대학시절 친한 형을 만나서 형의 권유로 물류센터에 일하면서 나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해보았다. 적어도 시간을 벌며 나의 현실도 책임지며 고민을 해봤는데 돌고 돌아 내린 결론은 방송국이었다.


과를 살려 방송국에 입사해 경력을 쌓고 후에 감독으로 빠지든 나의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곳은 방송국만 한 곳 말고는 없었다.


나는 곧바로 방송국 스태프 보조로 지원을 해 이번주에 서류 검토를 받고 면접을 보기로 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계속 생각하고 움직이고 하니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거 같다.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내 실천력이 좋다는 뜻도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와 두려움이 없다는 것도 한 몫한 거 같다.


용기가 없다고 생각했던 나. 알고 보니 나는 알게 모르게 실천할 용기가 있었다. 내 곁에 있는 용기. 나를 떠나지 않고 계속 나를 지지해 준 내 용기에 감사한 하루다.


새로운 변화를 위한 보충

3월 19일 화요일 / 맑은 하늘 속 찬바람이 맞이한 추위


오늘 하루는 잡생각 없이 묵묵하게 일만 한 거 같다.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며 걱정과 근심이 머릿속을 채우고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 텐데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고 편하게 일을 했다.


어릴 때는 내다볼 수 없는 미래와 위기가 닥치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려움이 많았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지, 만약 실패하면 어떡하지 등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해 불안감만 커져 갔다.


그런데 그동안 살아온 나를 돌아보니 매사 위기가 찾아오면 어떻게든 탈출구를 찾아 문제 해결을 해왔다.


내심 걱정이 많아하지 못했던 일도 지금은 그냥 해보자는 마음으로 부딪히려고 하니 엄청 큰 위기가 찾아와도 큰 불안감은 생기지 않고 있다.


아마도 이제는 나 자신을 믿어보기로 해서 그런지 나는 어떠한 일이 닥쳐도 잘 해결할 거라 생각하는 거 같다.


그래서 오늘은 머릿속이 생각보다 가벼운 하루였다. 나를 믿는 게 쉬울 거 같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위기에 봉착했을 때 헤쳐 나갈 용기가 있다면 언제든 나를 믿을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이제 그런 용기가 있다는 걸 깨닫고 살고 있다. 나를 믿고 산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열심히 일한자, 맛있게 먹거라

3월 20일 수요일 / 봄날씨에 부는 찬바람


새벽 일찍 일어나 셔틀버스를 타러 부리나케 나갔다. 서울의 새벽은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의 하루 시작은 대체 몇 시부터인지 모를 정도로 피곤과 말끔함 사이를 두는 모습은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하게 살고 있는지 보여줬다.


그런 모습을 내가 타는 셔틀버스 안에서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버스에 타면 조용히 잠에 청한다. 매일 일찍 일어나 일을 하고 집에 복귀를 하지만 내 몸 안에 쌓인 피곤함은 잠깐의 잠으로는 도무지 해소가 되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사는 것은 각자 살아갈 이유가 있을 거라 본다.


가끔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본받고 싶다. 대체 어떤 목적으로 저렇게 부지런하게 사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고 보면 참 단순했다. "집에 있는 게 답답해서", "돈 벌고 싶어서", "사고 싶은 게 있어서". 현실적인 이유가 그들을 부지런하게 만든 원동력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물 흐르는 대로 사는 게 아닌 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보니 내 목표가 정확히 뭔지 삼아야겠단 깨달음을 얻었다. 최근에 나는 내 삶의 목표를 잃어 많은 시간을 방황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던 성취감을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새벽마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다시 한번 내 삶의 목표를 정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없으니 삶의 무기력함도 오는 거 같다. 이렇게 나는 또 사람들을 보며 목표의 중요성을 깨달아 감사한 하루를 보낸다.


해가 떠오르는 시간이 빨라졌다

3월 21일 목요일 / 꽃샘추위가 끝나지 않는 봄


오늘 꿈에 어떤 귀여운 여인과 푸드트럭에서 데이트하는 꿈을 꿨다. 대체 누구지. 누군데 이 사람은 나와 같이 이 맛있는 것을 먹고 있지? 자세히 보니까 예쁘기까지 한다. 누구지? 대체 누가 나와 이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주고 있지.? 음식을 받고 자리에 앉는데 누군가 내게 말했다.


"야, 지원이랑 여기서 뭐 해?"

지원? 설마 프로미스나인 지원? 세상에 내가 지원이와 푸드트럭에 올 줄이야. 꿈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었다. 앞뒤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그녀와 함께 푸드트럭에 와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데이트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프로미스나인 원톱은 송하영인데. 생각해 보니 하냥이 나오지 않고 지원이가 나왔다. 전날에 지원의 영상을 봐서 그런가 꿈에 지원이가 나오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오늘따라 지원이가 더욱 예뻐 보인 하루였다.


이렇게 꿈에 나와줘서 고맙습니다!! 고마워!!


젼메는 참 매력덩이다

3월 22일 금요일 / 흐리고 또 흐린 하루


비가 오는 날에는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전이다. 비가 오면 무조건 반사로 전이 가장 먼저 떠오르며 여기에 막걸리 한잔을 함께 하면 그야말로 비의 유흥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


그런데 비가 오는 날에 전과 막걸리를 먹는 건 어떻게 알까? 초등학교 시절 비가 유난히 많이 내린 때였다. 우중충한 하늘은 온 세상을 덮어 지상을 물바다로 만들 기세로 폭우가 거세게 내렸다.


엄마는 날씨를 보더니 골똘히 생각하다 냉장고에 가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윽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올려 무언가 붙이기 시작했는데 바로 김치전이었다.


엄마는 비 오는 날에는 전을 먹어야 한다며 우리 남매에게 비 오는 날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엄마의 전에는 항상 오징어가 들어가 있었다. 우리는 전이 생소했지만 전에 들어간 오징어는 얼마나 맛있는지 알기에 전을 둘러싸 오징어를 주워 먹었다.


엄마는 오징어만 먹는 우리를 보며 처음에는 호통을 쳤지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시고는 그대로 두셨다. 오징어만 골라먹다가 전에 일부 조각이 입에 들어갔는데 그때 바삭한 전의 맛을 맛보고는 나는 비가 오는 날에는 꼭 전을 먹었다.


내가 무언가를 즐기고 하는 것들은 돌이켜보면 다 엄마에 의해 배워 나의 일부로 만들었다. 그 일부를 오늘 난 또다시 즐기며 하루를 마쳤다. 나의 유흥은 굳이 술집을 가지 않아도 비가 오면 잠깐 즐기는 전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유흥을 알게 해 준 엄마. 고맙습니다.


시장가서 사온 김치전은 비를 즐기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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