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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랄리방 Aug 17. 2024

24년 8월 셋째 주 감사일기

8월 12일 월요일 / 햇살이 따뜻하고 더운 날


저녁에 운동을 마치고 집 가려던 순간 대학시절 친하게 지낸 형에게 연락이 왔다.


"리방아, 밥 겸 술 먹을래?"


마침 술이 생각난 내게 형의 연락은 반가웠고 곧바로 나는 약속 장소로 갔다. 약속 장소는 신도림이어서 내가 사는 곳과 가까워 좋았다. 곧 가게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형을 만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 딱 형의 여자친구와도 함께 합석을 해서 3명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월요일을 보냈다.


3명이서 얘기를 나누다가 내 눈에 들어온 모습이 있었다. 바로 형의 여자친구가 형을 아주 사랑스럽게 보는 거. 뿐만 아니라 형 또한 여자친구를 사랑스럽게 보는 것이었다. 둘의 눈빛을 보니 두 사람은 결혼해서 잘 살 거 같아 보였다. 나는 커플을 보면 이 커플이 좋은 사랑을 할지 못 할지 그들의 모습이 보이는 통찰력이 있다. 내가 사랑에 대해 관심이 많고 또 알고 싶어서 그런지 커플들을 보면 둘이 잘 어울리고 오래갈지 아닐지 한눈에 보이는 형과 여자친구는 잘 살 거 같았다.


사실 형의 여자친구하고는 작년에도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형과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결혼을 할 거 같았는데 정말 그럴 미래가 그려져 보이니 제삼자인 내가 봐도 괜히 흐뭇했다. 사랑하는 커플을 보면 괜스레 나도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형의 연락으로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맛있는 밥도 먹어 즐거웠던 시간, 그 안에서 사랑스러운 모습도 보게 되어 사랑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알게 되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월요일 점심은 든든하게

8월 13일 화요일 / 답답할 정도로 더운 날


주변에서 커플이 되는 사람이 생기는 요즘이다. 그들의 연애를 보면 엄청 긴 연애를 할 거 같지 않은, 속히 그들이 원하는 결혼까지 가지 않을 연애로 보이지만 그들이 사랑을 교감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내 고정관념에 사로 잡힌 통찰력을 다시 생각해보려고 한다.


정확히 내 통찰력은 경험에서 나온 것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내 직감에서 온다. 그래서 커플을 보면 이 커플은 결혼까지 가겠구나 아니겠구나를 직감으로 판단하고 대다수 맞았다. 오래 사귀지 못할 커플을 보면 조심스럽게 그들이 연애를 좀 더 길게 할 수 있도록 옆에도 어시도 해주며 그들이 아픈 사랑보다는 그래도 좋은 사랑이었다.라는 마침표를 찍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 그들의 사랑을 보면 부러우면서 설레는 마음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갖기도 한다.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연애를 해야 사랑에 대해 좀 더 접근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드는데 아직 나는 큰 욕심도 없고 남을 신경 쓸 겨를도 없기에 연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 지금보다 더 마음의 여유가 있거나 아니면 정말 사랑을 느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나 또한 연애를 하며 알콩달콩 보내지 않을까 싶다. 그때가 된다면 지금의 내 통찰력이나 직감도 영향을 받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랑에 대해 알고 싶은 내게 요즘의 순간은 사랑을 좀 더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진 거 같아 인생의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먹고 싶은 건 먹어야 해

8월 14일 수요일 / 날씨 매우 더운 날


지칠 줄 모르는 무더위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요즘, 말복이 되어도 이 무더위는 전혀 우리의 곁에서 떠날 기미가 없어 보였다. 이렇게 날씨가 계속 더우면 아마 사람들은 새로운 복날을 만들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된다면 닭들은 또 맛있고 영양가가 있는 보양식이 되어 우리에게 좋은 영양분이 될 것이다. 당연히 불만은 없지만 이게 좋은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나는 닭요리를 좋아한다. 삼계탕을 시작으로 닭볶음탕, 치킨, 닭갈비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어서 종종 먹고는 하는데 최근 들어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왠지 모르게 닭에게 미안해진다. 포식자의 마음인가. 닭이 이 세상에 없다면 과연 치킨이 탄생을 했을까. 그래서 요즘 닭이 있기에 닭요리가 탄생되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잔인하게 보이나.


그냥 요즘 닭요리를 많이 먹으니 우리에게 맛있는 식재료가 되어준 닭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다.


운동은 열심히

8월 15일 목요일 / 끝없는 무더위가 폭주한 날


국군병원에 입원해 있는 후배를 만나러 오전에 분당까지 가서 아주 짧은 시간 만나고 왔다. 만나는 과정에서 후배의 실수로 하마터면 만나지 못할 뻔했지만 다행히 그 순간을 잘 모면해서 짧지만 나름 얼굴도 보고 잘 얘기하고 왔다. 이 무더위에 어디 가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한 후배를 보니 안쓰럽기도 하며 또 군인 신분이어서 제대로 활동도 못 하고 있으니 짠했다. 맛있는 거라도 사주고 싶었지만 오늘은 공휴일이라 가게가 문을 닫아서 그냥 얼굴만 보고 왔다. 나중에 휴가 나오거나 전역했을 때 제대로 봐야 할 거 같았다.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봤으니 괜찮았던 오전.


오후에는 오랜만에 건대에서 친구를 만나 수다 좀 떨고 포켓볼도 치고 맥주 한잔도 했다. 쉴 때 제대로 놀고먹고 하고 싶었는지 오늘 제대로 시간을 잘 활용해서 친구도 만나고 후배도 만나고 왔다.


내가 이렇게 휴일을 제대로 보낼 수 있었던 건 바쁜 일정을 다 끝내서이기도 했지만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기까지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난 후배도 만나고 친구를 만나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후손들이 제대로 살지 못하는 뉴스를 보면 그들의 희생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왜 아무도 그들의 희생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거지. 적어도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절대로 잊어선 안되며 후세에 계속 알려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들의 후손도 조상님들이 잘 살았다는 덕을 볼 수 있도록.


그래서 얼마 전에 어렵게 살고 있는 후손들을 위해 기부를 시작했다. 아주 큰돈은 아니지만 매달 치킨 한 마리 값을 기부하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주고 싶었다. 나중에 내가 더 많이 번다면 내 기부금도 더 키울 생각이다. 나의 휴일을 즐길 수 있었던 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한 독립운동가들 덕분이었다는 걸 절대 잊지 않으며 그들의 희생에 오늘도 난 감사를 표한다.


대한 독립 만세

8월 16일 금요일 / 땀이 뻘뻘 나도록 더운 날


먼 길을 돌아 다시 공연을 시작했을 때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라 다시 하는 건 두렵지 않았다. 다만 마음가짐은 전과는 다르게 신나는 마음이 아닌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오늘 출장 공연으로 당진에 있는 문예의 전당에서 공연을 했다. 평소 학교나 공공기관으로 출장을 가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좀 스케일이 커져서 문예의 전당에서 공연을 하니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소극장에서 공연했을 때보다 이런 전당에서 공연하는 게 나도 일하기 좋고 무엇보다 공연하는 맛이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하나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는 법. 몇 가지 나의 신경을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잘 끝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렇게 공연을 하며 지내다 보면 나도 다시 연기를 하고 싶은 것인가 싶기도 하고 예전에 목표로 삶던 것이 다시 떠오르기도 해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잡을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싶다. 그전에 또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보려고도 하는데 그 도전이 내 목표에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포함이 되니 내 최종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간 셈이기도 한 거 같다.


그날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가며 살아가자. 포기하지 않았단 것에 감사하다.


맥주가 필요한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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