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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by 김소희

"왜 학생 때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아?"

"대학가야하니까." 라며 중힉생 아들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뭐 대학 가면 끝인가? 그건 아니야. 엄마가 생각하는 이유는 말이야.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너를 둘러싼 모든 사람 너를 도와주고 싶어 해.

지금 너를 봐봐.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선생님들한테 가서 물어보잖아. 그러면 쌤들이 어떻게 하셔?"

"잘 알려주시지."

"맞아. 선생님들이 너무 좋아하시잖아. 언제든 오라면서 말이야. 고민 있으면 상담해 주고, 꿈이 있다고 하면 너한테 맞는 방법까지 다 알아봐 주시잖아.

지난달에 네가 가고 싶은 고등학교 설명회 있었잖아. 엄마 혼자 듣고 와서 너에게 브리핑했던 거 기억나?

그게 엄마가 너를 도와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네가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쏙쏙 수집해서 알려주는 거.

넌 운동을 좋아하잖아. 학교에서 축구 동아리하고 학원에서 배드민턴 수업도 듣고, 틈만 나면 친구들과 야구도 하잖아. 그럴 때 엄마는 딱 한마디 해. "다치지 말고 재미있게 놀다 와."

공부건 운동이건 너를 위한거라면 뭐든 OK야. 아마 학생이 있는 집들은 거의 비슷한 상황일거같아.


그런데 말이야! 이런 초특급-VIP-보필-시스템이 작동중인데도 말이야! 너는 어때

15분 공부하고 2시간 게임하잖아. 지금 이 시간들을 고마워하지도 아쉬워하지도 않는 것 같아.

그런 생각 갖는거 어느 정도는 이해해. 엄마도 어릴때 그랬어.

믿기 어렵겠지만 이 모~든 지원들이 학교 졸업과 함께 사라져. 뿅! 하고 연기처럼.


엄마를 예로 들어볼게

나이 들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니 너도 그렇고 아빠도 그렇고 모두 엄마를 응원하잖아.

엄마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며 으쌰으쌰 힘을 주지. 그런 말 들으면 너무 기뻐~ 진짜로.

근데 사람들 마음이 딱 거기까지더라.


월요일 아침에 옷 입으려고 했는데 교복이 세탁기에 그대로 있고 배가 너무 고픈데 밥솥도 냉장고도 텅텅 비어있다고 상상해 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제 말이 달라지겠지.

[밥 차려주고, 빨래는 해놓고, 집안 청소도 하고, 돈도 벌어오면서 엄마 하고 싶은 거 해]가 되는 거야.


나이 들어 뭘 시작하려고 하니 나를 응원하는 건 나밖에 없더라.

뭔가를 하려는 것도 나 혼자 결정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것도 나 혼자해야하고, 성과로 증명을 해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야.

뭐든 셀프.


학생 때는 포기라는 단어가 나오면 서로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고 격려해 주는 주변사람들이 많잖아.

나이 들어 포기를 생각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야. 포기하면 편하거든. 너도 나도 다 편해.

대신, 삶의 변화도 어떤 기대도 없지.


그러니 학생 때 공부를 하는 게 낫겠지? 너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네가 게임으로 sns로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깝고 안쓰러워서 하는 말이야.

10분 공부하고 보상으로 2시간 게임하는 건 네가 생각해도 너무 하지 않니?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암튼 엄마는 조언자일 뿐,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너의 마음이야.

이것만 잊지 마.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엄마는 널 믿어줄 거야.

엄마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나를 믿거든


할 수 있을 때 해. 모두 너를 도와주고 응원하는 지금이 딱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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