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줌권에 대하여" 추천사
모든 사람은 화장실이 필요하다
일하는 시민은 일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고 공원을 산책한다. 또 때로는 사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 다양한 공공기관을 방문한다. 그래서 우리는 집이 아닌 공간에서는 공중화장실 혹은 다중화장실을 이용한다.
모든 시민은 안전하고 편리하고 깨끗한 화장실을 원한다. 그 기준은 단 하나이다. 누구나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면 된다. 이 책의 화자들은 서성이고 주저하고 곤란했던 화장실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우 리 공동체가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배복주(전 장애여성공감 대표)
포함의 사회를 만드는 단초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의 원칙을 따라, 화장실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사용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사람들은 화장실이 필요하다. 특히 집 밖을 나갈 때 화장실은 더욱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 귀중한 자료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화장실의 모습이 장애인, 트랜스젠더, 영유아, 노인 등의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 설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이며 모두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일이다. 한국다양성연구소의 모두를 위한 화장실 프로젝트는 한 사회가 사회구성원들에게 공공화장실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설치,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깊이 있게 진전시키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번 인터뷰집은 나이, 장애, 성별정체성 등에 의해서 배제되는 사람이 없는 사회, 모두가 포함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단초가 될 것이다.
조앤 비차드Jo-Anne Bichard(영국왕립예술대학교 모두를 위한 디자인과 교수)
투쟁의 장으로써 화장실을 이해하기
화장실은 인간의 삶에서 필수 시설이기에 당연히 있어야 하는 공간이지만, 당연히 있어야 하는 시설이기에 가장 정치적인 공간이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의 제1조 목적에 따르면 화장실은 “국민의 위생상의 편의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기에 필수 시설이라 할 수 있고,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공공장소에서도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화장실을 당연하지 않은 공간, 편의와 복지를 위협하는 공간, 투쟁을 요하는 공간으로 경험한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내가 외출하고자 하는 곳에 존재하는가,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 나는 안전하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가, 내 몸은 화장실을 이용하기에 적절한 몸으로 인식되는가, 내 몸이 이용하기에 적절한 구조의 화장실이 존재하는가는 많은 사람에게 생존의 문제로 인식된다. 그리고 정확하게 이 측면을,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제작한 인터뷰집 <나의 오줌권에 대하여>는 매우 생생하고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트랜스젠더퀴어에게, 다양한 범주의 장애인에게, 퀴어에게, 복지시설 활동가에게,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화장실은 그냥 건물 어딘가에 위치하는 시설이 아니라 몸과 공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투쟁이 구체적으로 표출되는 곳이다. 화장실을 투쟁의 장으로 위치 짓는 한국다양성연구소의 이번 기획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연구소의 화장실 기획을 통해 매번 새로운 사실을 배우는 나는 이번 자료집을 통해서도 또한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다양성연구소의 화장실 프로젝트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응원한다.
루인(트랜스/젠더/퀴어 연구소 연구원)
모두를 위한 화장실 캠페인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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