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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선후 Mar 10. 2024

다시, 봄

-2024년 3월 9일 국립남도국악원 공연  #1

  지난 겨울은 유난히 변덕스러웠다. 때아닌 굵은 비가 내렸고, 어느 날은 몹시 바람이 불다가 눈은 옴팡지게도 내렸다. 겨울은 혹독한 메마름 속에 있었다. 봄볕은 환하고 날은 포근한 삼월이 왔건만 마음은 빗장이 열리지 않고 있다. 여전히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다. 외로움이 얼음 조각이 되어 만져지지 않는 심장 어딘가를 떠돌고 있었다. 춥고 외롭다. 이 느낌은 버려지지 않았다. 훅. 한 줄기 어떤 바람이 들어온다면 새로운 무언가가 솟아날 것같은 막연함이 감돌았다. 느닷없이 눈에 띈 것은 <춘설> 두 글자였다. 황병기의 춘설. 듣고 싶었다. 그 가락이면 속에 묵직한 덩어리가 되어 떠도는 느낌들이 풀어질 거 같았다.

<공연 팜플렛>


사물놀이<삼도농악가락>

오늘은 <춘설>을 만나러 간다.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 3시. 공연이다. 공연은 산뜻한 봄의 가락으로 초대했다.

 공연순서는 <수제천>, <화관무>, <춘설>, <사철가>, 무용, 대금 <대금산조, 춤>, 남도민요 <사철가>, <신사철가> 사물놀이<삼도농악가락> 순서였다.

공연 단원들의 눈빛은 긴 어둠 호명을 기다리는 눈꽃처럼 빛났다.

화관무는 환하고 부드러운 꽃들의 몸짓이었다. <춘설>의 연주자는 김태경(가야금), 김명준(장구)였다. 젊은 연주자들의 깃털처럼 가볍게 허공을 날아다니는 눈꽃의 움직임을 화려하게 연주했다. 훌륭한 연주였다. -이후 중략-


글, 사진 : 채선후


#국립남도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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