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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선후 May 10. 2024

어떤날 #20

-2024년 5월 10일 맑고 파란 하늘

 하늘이 모처럼 파랗고 높다. 금강삼매경을 보고 있다. 

 경에서는 

" 본래 생긴 것은 사라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그와 같이 마음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모든 존재의 특성도 이와 같다."(167쪽) 고 말씀하신다. 


 모든 사물 현상을 일으키는 근본 마음에는 생기고 없어진다는 것이 없다. 

마음은 마음 자체로 있는 것이다. 지금 나는, 나는 밖보다 안에서 흐르는

언어에 더 집중되어 있다. 작년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 나이를 먹어서인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이 있다해도 내 안에 흐르는 목소리를 잘 듣고 있다.

이것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일을 여의고 있는 과정일까. 


논에 물이 채워지고 있다. 곧 모내기가 시작될 것이다. 내 안의 물도 

이렇게 채워지고 있는 것일까. 


 엊그제 어버이 날에는 시어머니 가슴에 꽃을 달아드렸다. 아버님은 이쁜 꽃을

보니 참말로 고맙다고 전화를 하셨다. 

마음을 채우는 건 꽃이다. 

아니, 이미 마음이 꽃인 것이다. 

파란 하늘로 채워지고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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