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속 세상, 아는 게 병이 될 수도…
유튜브 세상에서 허우적대다 보면 시간이 순삭 되는 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알고리즘에 따라 메인 화면에 뜨는 영상을 몇 개 보다 보면 금세 1시간이 지나있으니 말이다.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언제 어디서라도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유튜브를 보고 있는 건 익숙한 일상 풍경이 되었다. 유튜브가 없던 시절에는 그 시간들을 다들 어떻게 보냈을까 싶다.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살림팁에 대한 영상을 몇 개 보다 보니, 다이소와 이케아에서 반드시 사야 할 살림템 추천 영상도 뜨고, 노브랜드, 홈플러스, 코스트코에서 반드시 사야 할 식재료 추천 영상도 뜨는데 대부분 비슷한 내용의 영상이 엄청 많다는 걸 알게 되어 처음에 몇 번 보다가 말았다. 이런 영상이면 잔잔한 마음에 큰 미동을 주지 않지만, 보면 기분이 찜찜한 영상이 의학 관련 채널이다.
의사들은 절대 먹지 않는 음식들, 이것만은 꼭 챙겨 먹어야 하는 각종 영양제들, 사소한 증상도 큰 병의 원인일 수 있다는 정보의 홍수 속을 떠다니다 보면 이런 건 안보는 게 상책이고, 모르는 게 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병원에서 의사를 만날 때 유튜브에서 보고들은 내용을 늘어놓으며 의사와 옥신각신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문제는 병원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일어난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다 보니 믿을 수 있는 건 ‘돈’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귀결되어서인지 경제 채널의 인기가 대단하다. 주식, 부동산, 비트코인 등등 ‘이렇게만 하면 돈 벌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훈수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훈수는 훈수일 뿐 내 재산을 어떻게 불리고 관리하는지는 전적으로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인데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의 말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믿고 따르는 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내 옆에서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의 조언을 더 맹신한다면 내 가족, 친구 등 실질적으로 돕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맥 빠지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서 봤는데, 유튜브에서 그러던데…”로 시작하는 만물유튜브설을 전파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꽤 많다.
시간 때우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지 않게 하려면 긴 시간을 소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시간은 조금 지루하더라도 그냥 휴식을 취해보면 어떨까. 주위가 번잡해서 벗어나고 싶다면 영상을 보지 않고 듣는 콘텐츠를 권하고 싶다. 스마트폰의 조그만 화면을 장시간 보는 것은 눈을 너무 혹사하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튜브 홍수에 빠져 자신의 주관과 생각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