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위한 여행이라도 떠나야 하는 걸까.
작년 봄부터 스마트 워치로 수면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하기 시작한 이후 올봄 수면상태가 가장 엉망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는 것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숙면인데 나이 들수록 그게 영 힘들어진다. 수면상태 확인을 하기 시작한 후 늦어도 밤 11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11시는커녕 새벽 1시를 넘기기 일쑤고 2시에도 잠 못 드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보다 더 힘든 건 잠들고 2~3시간 만에 잠이 깨는 것이다. 예전에는 잠이 깨면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저절로 졸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잠들기를 시도했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책 읽기도 싫고, (정확히 얘기하자면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멀뚱멀뚱 시간만 보내면서 새벽 내내 뒤척이다가 아침이 다 돼서 얕은 잠이 들었다가 깨는 일상이 반복되는 중이다.
오전 시간을 멍하니 보내다가 전날밤 잘못 든 탓에 낮잠이 들고, 그러다가 다시 밤에 잠들기 힘든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수면리듬을 되찾고 싶지만 무기력증이 다시 고개를 드는지 모든 게 다 귀찮고, 되는 대로 잠들다 보니 컨디션이 엉망이다. 미라클 모닝은 커녕 굿 모닝도 어려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나는 원래 잠을 푹 자는 편이었는데도 나이가 들수록 잠자리에 들어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이 든 뒤에도 훨씬 쉽게 깬다.
노인이 되어 쇠락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잠을 제대로 못 자서라는데 그걸 생생히 체감하는 중이다. 밤에 욕심껏 잠들기 위해서 달리기라도 시작해야 하는 걸까? 그러기엔 며칠 사이 날씨가 너무 더워졌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계절이 다가왔는데 이렇게 잠을 설쳐서야 긴긴 열대야를 어떻게 보낼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푹잠이 보장되어서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숙소에 돌아와서 곯아떨어질 수밖에 없고 저녁 9시에 잠들어서 아침 6시에 눈이 번쩍 떠지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자고 일어나면 몸은 개운하고 머리는 맑아지고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잠을 위한 여행계획이라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