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의 발견

무지출 챌린지 작심삼일

by Rosary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MZ세대들의 자구책으로 유행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전 세대로 확산되는 듯하다. 말 그대로 돈을 아끼는 방법을 실천하고 공유하는 것이라는데 짠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돈을 벌고 쓰는 것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건 긍정적인 전환이라는 생각도 한다.


기본적으로 나는 돈을 허투루 쓰는 편은 아니다. 돈을 잘 벌 때는 물론 돈을 쓸 때 여러 번 생각하는 단계를 생략하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나의 절약 성향이 매우 요긴하게 작용한다. 보고 자란 것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그냥 쓸데없는 데 돈을 쓰는 법이 없다. 문제는 ‘쓸데없는’이라는 것이 상당히 주관적이고, 가끔은 ‘꼭 필요한’ 지출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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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기분전환으로 꽃을 사는 것은 전혀 쓸데없는 지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분이 처지고 우울할 때 꽃 한 송이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위로가 되는 경험을 한 후로 꽃을 사는 데 인색하지 않다. 그러나 꽃을 다발로 사지는 않는다. 내 마음의 위로를 주는 꽃은 1~2대면 충분하고, 1만 원 안팎이면 살 수 있다.


예전에는 주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지만 맛있는 건 대체로 건강에 좋지 않고 먹을 때뿐이라는 단점이 있다. 1만 원을 투자해서 2~3주 정도 아름다운 꽃을 즐기는 게 2만 원짜리 치킨을 먹는 것보다 가성비면에서 유리하다. 그렇다고 언제나 옳은 치느님을 끊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일주일에 한 번 먹을 거,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일 수는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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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들어 멈췄던 등산을 다시 시작해서 3일째인데 연말이라 생각지도 않은 지출을 하게 되어 새해 들어 무지출 챌린지도 3일째인데 고비가 찾아왔다. 추위를 뚫고 등산을 다녀오는 길에 단골 정육점에서 갈비 세일 현수막을 붙여 놓은 것이다. 아, 갈비탕, 갈비찜 먹고 싶다. 그러나 꾹 참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작심삼일은 넘겨야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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