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인간다움을 지켜낼 수 있을까
브런치에 매일 글을 올리다 보니 이런 글도 쓰게 되고, 저런 글도 쓰게 된다. 개인적인 일상에 관한 글도 쓰지만, 짤막한 뉴스를 보고 떠오르는 감상을 쓸 때도 있다. 인터넷상 글을 올린다는 건 사실 좀 위험부담이 있는 일이다. 말 그대로 ‘박제’가 되어 상황에 따라 조롱과 비난의 칼날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예방하려면 그저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게 최선이다.
언젠가부터 유명인들의 SNS는 기사가 된다. 기자들이 방구석에 앉아서 유명인들 SNS만 들여다보고 있다가 자기 마음에 들거나 들지 않거나를 막론하고 뚝딱뚝딱 기사로 가공한다. 이런 것도 기사가 되나 싶은 기사들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대화형 인공지능 Chat GPT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인공지능과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에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기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Chat GPT는 지난해 11월 30일 서비스를 선보인 후 3개월도 되지 않아 이용자가 1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 한 국제학교 재학생 7명이 영문 에세이 과제를 Chat GPT로 작성해서 제출했다가 교사용 Chat GPT 검열 시스템에 적발되어 전원 0점 처리되었다는 뉴스를 보니 이제 가장 정교한 표절 프로그램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세상이 되어 진짜 재능을 가려내는 일의 난이도가 꽤나 높아질 것 같다.
예전에는 ‘작가’는 정말 창의적이고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Chat GPT가 10초 만에 제공하는 시를 보면 미래 사회에서는 ‘글 쓰는 직업인’이 가장 먼저 퇴출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기계처럼 기사를 찍어내는 기자들이야말로 인공지능과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텐데 위기의식은 가지고 있을까.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당장 위협하지는 않겠지만 머지않아 인간만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전문직의 대표 격인 의학, 법률 분야 서비스도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는 분위기인데 평범한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밀려나는 건 시간문제일 뿐 필연적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테오의 영화 속 이야기가 10년도 되지 않아 현실로 성큼 다가왔을 만큼 브레이크 없이 미래로 가는 성급한 발걸음이 두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