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저옵서예
[김포국제공항]
<2024년 07월 01일>
AM 10:00
잠실동에 위치한 P아파트 입구에 애쉬블루에, 턱까지 오는 기장의 단발머리의 한 여자가 서 있다.
피부는 핏줄이 비칠 정도로 희고, 파란 눈동자에, 크고 깊은 눈을 가진 혼혈인으로 보이는 외모가 돋보인다.
팔꿈치까지 오는 D 아뜰리에 티셔츠에 진 청바지가 그녀의 심플하면서 단정한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그녀의 첫인상은 시원한 아쿠아 향이 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때, 탁송 트럭 한 대가 그녀 앞에 서고 그녀는 탁송 기사와 확인 절차를 진행한 후, 지하 주차장에서 블루 노빌레 색상의 M 콰트로포르테 그랜드 피날레
차량을 가지고 올라왔고 탁송 트럭 뒤에 대자, 탁송기사는 그녀의 차량을 탁송 트럭 뒤 캐리어 위에 상차를 한다.
그렇게 탁송 트럭은 그녀의 차량을 가지고 떠났고, 그녀의 한 손에는 M 데님 재질의 라비백을 들었고, 다른 한 손에는 핸드폰과 여분의 차 키를 들고 있다.
그녀의 옆에는 파스텔 블루 색상에, 전면 오픈 형식의 24인치 캐리어가 세워져 있다.
잠시 후, 그녀가 앱으로 예약한 택시가 그녀 앞에 섰고, 택시 기사는 그녀의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어준다.
그녀가 택시 기사의 친절에, 짧은 감사 인사를 전하며, 코끝을 찡그리면서 웃었고, 양 볼에 드러난 보조개는 그녀의 첫인상과 다른 인상을 주었으며,
무표정일 땐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 보이지만 웃는 얼굴은 싱그럽다.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입구까지 무사히 도착한 그녀가 택시에서 내리자, 택시 기사는 웃으며 트렁크에서 그녀의 캐리어를 꺼내 주었고,
그녀의 안전한 비행을 응원했다.
그녀가 공항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핸드폰이 울린다.
>> 스타라이트 필름스 오 대표님
(야, 인마~ 이 조카님아! 어디야? 애들 전화 다 씹어서 내가 전화했다, 이 시키야!)
“고모, 나 이제 비행기 타~ 한 달 동안 고모 전화도 안 받을 거니까. 그렇게 알아~”
(뭐? 야! 어디 가는데? 난 알고는 있어야 할 거 아냐~!)
“작품 3년째 안 나온다고 닦달하던 사람이 누구더라? 팀 없이 나 혼자 쓰고 올 거니까. 전화하지 마~”
(하아...언제 오는지는 좀 알자~응?)
“무소식이 희소식~ 무슨 일 생겼을 때, 서울 갈 때 전화할게~ 한 달 더 걸릴 수도 있어~Bye~~~”
그녀는 통화가 끝나자마자 무음으로 해놓고 앱으로 미리 모바일 체크인을 완료했기에 다시 한번 모바일 탑승권을 확인하고는
수화물 접수처에서 캐리어만 부친 후, 간단히 점심을 때우기 위해 카페로 향한다.
카페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베이컨 샌드위치 하나를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벽 쪽 자리에 앉는다.
5분 정도 기다리니 그녀의 주문 번호가 모니터 화면에 뜨고, 픽업 대에서 그녀가 주문한 커피와 샌드위치를 자리로 가져오고는
가방에서 I패드와 I펜슬을 꺼내 무언가를 끄적이며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는다.
그렇게 점심을 해결한 그녀는 비행기 탑승을 위해 탑승구 게이트로 향했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후, 17번 게이트에 도착하자마자,
비즈니스 클래스부터 탑승하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바로 모바일 탑승권 QR코드를 게이트 패드에 인식시키고는 항공기에 탑승했고, 환영 인사를 건네며 탑승권 확인을 하는 승무원에게
모바일 탑승권을 내미는 그녀
[GMPCJU 터미널1 탑승구 17 탑승 시각 12:25 편명 OZ8951 출발일시 01J UL24/13:00 좌석 K2]
창가 쪽 좌석번호 K2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 안의 별도로 있던 텀블러 포켓에서 25oz짜리 물병을 꺼내 물을 마시고는 좌석 테이블을 내리며,
노트북 포켓에서 노트북과 같이 있던 I패드를 꺼내 좌석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고, 가방끈에 따로 달려 있던 라비 포켓에서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꺼내
착용하고 핸드폰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킨다.
항공기가 이륙 준비를 하자, 핸드폰과 I패드를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다.
1시간 정도 흐르고, 항공기가 착륙 준비를 하자, 좌석 테이블 위에 두었던 I패드를 가방 안에 넣고는 좌석
테이블도 정리하고 물도 한 모금 더 마신 후, 물병도 가방 안에 넣는다.
비즈니스석이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고, 캐리어를 찾아 공항 출구 밖으로 나오자마자 택시를 탄다.
미리 예약해둔 숙소는 제주도 서쪽 협재와 애월 근처에 위치한 독채 풀빌라 펜션 [제주 A스테이]이고, 공항에서부터 40분 정도 달리니 펜션 입구 앞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계속 펜션 사장님과 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그녀는 체크인 시간보다 한 시간쯤 일찍 도착할 것 같아 추가 요금을 따로 결제했고,
펜션 사장님은 그녀가 도착하기 전, 도어록 비밀번호를 자신의 전화번호 뒷번호로 바꿔두었다고 알려줬다.
펜션 안으로 들어가 1층 거실 바닥에 캐리어와 가방을 두자, 탁송 기사로부터 펜션에 다 와 간다는 문자가 왔고, 펜션 안을 둘러보지도 못하고
바로 입구 밖으로 나가자 탁송 트럭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그녀의 차량을 아무런 문제 없이 인계받아서 입구 앞 주차 공간에 주차해둔다.
그제야 펜션 안 곳곳을 둘러본다.
대문은 압도적인 크기의 담벼락과 견줄 만큼 컸고,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은 메인 숙소 건물, 오른쪽은 풀빌라 별채가 있는데, 그녀는 일단 한 달 정도
혼자 지낼 예정이기 때문에 메인 숙소만 예약했다.
야외에는 테이블, 자쿠지, 개인 바비큐장이 있고, 자쿠지와 테이블은 돌담과 초록색 이끼들 덕에 곶자왈 느낌이 나는 예쁜 정원 안에 있으며,
본 건물 보일러를 켜면 자쿠지에도 온수가 나온다.
자쿠지 옆엔 2인 테이블이 있고 본관 앞쪽으로는 4인 테이블도 있어서 여럿이 단체로 오기에도 좋아 보였다.
본관 1층에는 거실과 주방, 샤워부스가 있는 욕실이 있는데, 화이트 우드톤 가구에 초록색 식물까지 더해져 따뜻한 느낌이 물씬 드는 공간이다.
거실에는 한쪽 벽면의 가로 길이만 한 큰 소파와 테이블, 스탠드형 TV가 있고, 데이블 위에는 바구니가 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입구 오른쪽에는 우드톤의 작은 주방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주방은 중간 크기의 냉장고, 인덕션, 정수기, 전자레인지, 캡슐 커피머신과 그 옆의 작은 수납장을 가득 채운 캡슐과 각종 차 티백들도 있고,
취사 가능한 곳이라 냄비, 프라이팬, 조리도구, 식기류, 와인잔, 머그잔, 접시, 그릇, 와인오프너 등 디테일한 것까지도 잘 구비 되어 있다.
주방과 거실 사이로는 화장실이 있는데, 입구 옆으로는 세탁기와 건조대가 있는 세탁실이 있고, 우드톤의 세탁실 여닫이문 앞에 있는 선반에는 탁상용 거울,
어메니티, 차곡차곡 쌓여 있는 수건 그리고 동일한 우드톤의 세탁 바구니가 있으며, 1층과 2층 둘 다 일반 크기의 수건과 바디 타올이 넉넉하게 있다.
어메니티는 S호텔에서도 쓰는 브랜드의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비누와 일회용 칫솔과 치약도 준비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1층 욕실엔 비데가 설치되어 있는 변기와 샤워부스가 있다.
2층은 침실, 화장대, 욕조가 있는 욕실이 있고, 침실은 퀸사이즈 침대 2개가 있으며, 매트리스도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푹신하고 베개도 2개씩 있다.
화장대에는 가장자리에 조명이 부착된 거울, 각티슈와 헤어드라이어가 거치대에 놓여 있고, 화장대 옆엔 행거에 샤워 가운이 걸려 있으며,
행거 아래엔 수건들과 바디타올 여러 개가 잘 정리되어 있다.
펜션 구경을 마치니 출출해져서 일단 캐리어를 2층으로 올려둔 후, 가방을 들고 대문을 나온다.
펜션 사장님의 안내에 따라 도어록 비밀번호를 바꾸고는 그녀의 차를 타고 근처를 둘러본다.
지나가는 길에 건물, 야외 테라스와 천막까지 온통 노란색인 가게를 보니 전복 김밥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매장 앞 넓은 공터에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내부에도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가 인상 깊어 혼자 먹기 아까울 정도였다.
바깥 전망을 보며 먹을 생각으로 창가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고, 메인 메뉴인 전복 김밥은 어묵과 흑돼지 순한맛과 매운맛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
흑돼지 순한맛 전복 김밥과 한라봉 착즙 주스를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바깥 전망을 보고 있으니 직원이 물병, 종이컵과 함께 깻잎, 쌈무, 장아찌를 가져다준다.
전복 김밥이 나오자 직원이 김밥도 가져다주면서 쌈무와 깻잎이 한 장씩 겹쳐 있고 김밥 위에 장아찌를 올려 같이 싸서 먹으면 맛있다며 팁을 알려 주신다.
그렇게 전복 김밥으로 저녁을 먹고 나온 후,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펜션 안으로 돌아오자마자, 장 본 것들을 냉장고와 주방 앞 아일랜드 식탁 위에 정리해둔다.
자기 전, 자쿠지에서 피로를 풀기 위해 자쿠지에 따뜻한 물을 받고, 물이 차는 동안 마트에서 사온 고세 그랑 밀레짐 2006 샴페인을 따서
아이스 바스켓에 얼음을 가득 담고 칠링을 해둔다.
래시가드 위아래 세트를 입고 나오자 자쿠지에 물이 가득 찼고, 샴페인을 칠링해둔 바스켓과 와인잔을 들고 자쿠지가 있는 야외로 향한다.
자쿠지에서 손이 닿는 곳 가까이에 바스켓과 와인잔을 두고, 자쿠지 안으로 천천히 몸을 담근다.
와인잔에 샴페인을 따르고 한 모금씩 음미하면서 노을 지는 하늘을 바라봤다.
해는 서울에도 지는데 제주도에서의 노을은 왜 특별하게 느껴질까.
아마도 제주도엔 주고 쉬러 오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고, 창작의 영감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제주도에서의 첫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