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따라 놀다 보면 쉬는 시간도 온다.

여름날의 놀이터

by 한송이

윗집 공사로 이따금씩 날카롭고 강한 드릴소리가 들렸다. 바다는 그 소리가 들릴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울었다.


하원하다 지나치는 놀이터에 마침 그늘이 있고, 형과 누나와 바다는 서로에게 관심을 보였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물총도 빌려주고, 자동차도 밀어주며 바다를 즐겁게 해 줬다.


보답으로 잘라두었던 시원한 수박을 가져가서 나눠먹었다.


"아기랑 놀았는데 수박이 오네! 이런 날이 다 있네!"


신난 남자아이에게 달콤한 수박을 포크로 푹 찔러 건네주며 "그럼 이런 날도 있지"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집에 돌아왔는데 여전히 소리가 들린다. 또 무서워할까 봐 안방에 바다랑 같이 누웠다. 내 왼쪽 갈비뼈를 베고 낮잠을 잔다. 심장소리가 필요했을까.


한 시간째 인간 바디필로우가 되어 꼼짝 못 하고 있다. 집안일을 하러 가고 싶지만 그냥 누워 쉰다. 덕분에 그냥 쉰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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