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늘은 아름다운 날
사진첩의 95% 정도는 차돌멩이 같은 우리 동글동글한 바다 차지다. 나머지 5%는 급히 기록한 메모 같은 것들. 스크롤을 올려도 내려도 바다거나 바다랑 지용이 모습들이다.
임신한 지 100일쯤 지나고 출산까지는 18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입덧을 극복하는 내 얼굴은 칙칙하고, 표정도 끊임없이 꿀렁이는 파도 위에 떠있는 배 탄 사람처럼 좋지가 못하다.
거울을 보고 싶지 않고, 무엇으로라도 가리고 싶다. 머리스타일은 괜찮은지, 입술은 생기 있는지 신경 쓸 신경도 없는 마치 몹시 아픈 사람 같은 얼굴.
아름다운 나로 보이지 않는 시기를 지나도 오늘은 아름다운 날인 것을. 여행 중 잠깐 잊힌 입덧 덕에 느꼈다.
여전히 속은 울렁이지만 아름다운 날의 나를 기록해 두자고, 바다와 나와 남편이 함께 있는 장면을 더 기록해 두자고 새긴 하루였다. 넷이 되면 더 쉽지 않겠지만 준비하는 마음으로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