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처치

by 이상역

오늘의 여행지인 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처치에 도착했다. 일행과 버스에서 내려 헤이글리 공원을 구경했다. 옛 캔터베리 대학에 조성한 식물원은 전 세계에 서식하는 종별 나무를 심어 놓고 생태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옛 대학 건물은 180년 전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 校舍로 사용하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그 건물 옆에는 크라이스처치의 상징인 고딕 양식의 대성당이 고풍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옛 시절의 화려한 영광을 누렸던 대학과 성당이 시대를 관통해서 지금까지 흘러왔다는 생각이 든다. 헤이글리 공원 곳곳에 하얀색과 분홍색 꽃이 탑처럼 핀 마로니에꽃이 인상적이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이란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마로니에꽃이 동숭동 거리의 사랑을 상징하듯이 이곳의 마로니에는 나무도 크고 꽃이 아름다워 크라이스처치를 상징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마로니에 나무와 꽃을 마음껏 구경했다.


삼각형 모양의 피라미드처럼 층층이 쌓아 올린 꽃봉오리가 탐스럽고 멋지다. 헤이글리 공원은 과거의 역사를 자랑하듯 이름을 알 수 없는 고목의 나무와 꽃들이 일행을 반겨주었다.


보슬비가 내리는 공원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늘어진 소나무 가지에 올라가 나무의 기이함과 신비한 모습을 구경하며 공원을 한 바퀴 휘휘 돌아보았다.


공원 구경을 마치고 숙소인 호텔로 들어가기 전에 가이드가 뉴질랜드의 토산품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그곳에서 가족과 직장 동료를 위한 간단한 선물을 준비했다.


선물은 마음의 정성인데 물량을 따지다 보니 선물이 그리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뉴질랜드에서 만든 토산품이라 산 것인데 이곳에서 손수 만든 것을 만나는 것도 힘들고 제한적이다.


일행과 선물을 사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이동해서 철판구이인 ‘데판야끼’로 저녁으로 먹었다. 식당의 겉모습은 화려한데 식사는 기본만 시켰는지 맛도 별로고 먹을 것도 빈약하다.


인원과 비용과 다른 무엇을 계산한 것인지는 몰라도 저녁은 먹었으나 허전함에 오히려 배고픔이 몰려온다.

철판 위에서 불 쇼를 해가며 고기를 익히는 ‘데판야끼’. 일본식 기모노를 입고 서비스하는 한국인 아가씨. ‘데판야끼’ 음식은 만드는 과정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 먹을 것이 별로 없다.


기모노 옷을 입은 아가씨들의 서툰 서비스와 음식 맛의 아쉬움을 접고 일행과 호텔로 향했다. 크라이스처치 시내 관광과 저녁을 먹고 숙소인 호텔로 돌아와 쉬는 중이다.


내일은 뉴질랜드 여행을 끝내고 호주로 가야 한다. 호텔로 돌아온 일행은 뉴질랜드 남섬의 마지막 밤이 아쉬운지 호텔 숙소에서 라운지에 나와서 밤이 깊어가도록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번 여행의 대부분이 뉴질랜드를 관광하는 일정으로 잡혀 있어 다행이다. 뉴질랜드는 흰 눈이 덮인 산과 초원과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이 많아 관광하기에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든다.


여행을 마치면 가족들과 다시 뉴질랜드 남섬을 찾아와서 캠핑카를 타고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크라이스처치 호텔 라운지에서 일행과 뉴질랜드에서 구경한 멋진 풍경과 떠나온 가족 이야기를 나누며 밤이 이슥하도록 맥주병을 기울이며 모국에 대한 향수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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