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by 이상역

뉴질랜드와 호주 여행을 마치고 함께한 일행 중 몇 사람이 "이렇게 좋은 인연으로 만났는데 헤어지기 서운하다."라며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그해 겨울 서초동 음식점에서 몇 사람이 만났다. 그 만남에서 ‘아키마오리’란 모임을 결성했다. ‘아키마오리’의 ‘아키’는 건축의 영문자 앞 자와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마오리’를 합성한 것이다.


모임을 ‘아키마오리’로 정하고 나자 이름만 불러도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온 기분이다. 이번 모임이 오래도록 유지되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해외여행을 마치고 서로 돈독한 관계도 유지하고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모임을 만든다.


모임은 뉴질랜드와 호주를 여행한 것을 기념하고 종종 만나면서 여행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오래도록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결성한 것이다.


사람은 만남을 통해 정이 들듯이 ‘아키마오리’라는 모임에 나갈 때면 뉴질랜드를 찾아가는 기분에 젖어든다. 일행을 만나는 것도 잔잔한 설렘이 이는데 여행지를 가는 것은 벅찬 설렘과 감정을 갖게 한다.

여행을 갔다 오고 TV나 책에서 뉴질랜드나 호주 이야기만 나오면 왠지 모를 향수와 그곳이 마치 옛 고향처럼 다가온다.


그만큼 이번 여행은 소중하고 뜻깊은 추억이 되었다. 첫 해외여행이라 애착과 애정이 생기고 기회가 되면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시 가고 싶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돌이켜보니 뉴질랜드와 호주로 여행을 간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끝내고 시간이 멀어질수록 여행의 흔적이 지워져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또렷이 떠오른다.


아마도 그곳에 남겨둔 시간을 잊지 못하고 마음의 한구석에는 환영이 자리 잡고 있어서가 아닐까. 가버린 청춘이 낭만적이듯이 뉴질랜드와 호주를 갔다 온 기억은 그리운 향수로 가슴에 애잔하게 쌓여간다.


요즈음 밤마다 꿈에 등장하는 것은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만난 풍경이다. ‘아키마오리’ 모임에 가는 것이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시 떠올리는 자극제가 되어간다.


어쨌든 여행지에서 느낀 아련한 환상과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고 살아갈 것이다. 그만큼 이번 여행은 삶을 풍성하게 해 주었고 소중한 추억을 제공해 주었다.


여행을 다녀온 해에 모임을 결성하고 ‘아키마오리’ 모임을 몇 번 가졌다. ‘아키마오리’란 모임을 생각하면 뉴질랜드 퀸스타운의 산 정상에서 저녁 식사 때 키위로 만든 와인이 떠오른다.


저녁을 먹으면서 와인을 마셨는데 가슴 밑바닥부터 은은한 향기가 올라온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와인의 맛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느꼈고 향기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추억에 남는 것은 일행이 나를 기억해 준 일이다. 퀸스타운에서 크라이스처치로 가는 도중에 버스에서 비망록에 적은 ‘초원을 떠도는 집시’의 일부를 일행에게 읽어주며 마음을 공유한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나눔이다. 푸른 초원을 바라보며 쓴 글이 일행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기를 뒤늦게 쓰게 된 것은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이 기억의 저장고에서 달콤하게 완숙되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여행을 끝내고 바로 시작할 수는 없었다.


사람의 감정이란 샘물은 때가 되면 분수처럼 솟아오른다. 내가 여행에 대한 기록과 소감을 이곳에 남기는 것도 추억과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또 그 추억을 통해 내일을 열어가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라서다.

모쪼록 ‘아키마오리’ 모임이 날로 번창해서 좋은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했으면 한다. 그리고 먼 훗날 언젠가 다시 뉴질랜드와 호주를 찾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며 이만 펜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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