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無名)이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남들이 잘 모르는 이름이고, 유명(有名)은 이름이 널리 알려져 누구나 아는 이름이다. 사실 무명과 유명의 차이는 백지장 한 장이다.
무명에서 유명으로 올라가는 길은 험난하고 고된 길이지만, 유명에서 무명으로 내려오는 길은 한순간이다. 사람은 누구나 유명한 사람이 되기를 갈망한다.
특히 가수나 작가나 배우는 무명을 벗어나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가수는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야 무명에서 벗어나고, 작가는 독자가 좋아하는 글을 써야 무명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배우는 인기 있는 드라마에 출연해야 비로소 무명에서 벗어난다.
유명인이 되기 위해서는 궂은일도 해가며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요즈음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에 출연해서 진선미에 오른 가수들이 인기다.
두 경연에 출연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무명으로 노래를 부르며 생활해 온 가수다. 무명의 가수가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인식되고 결선에 오르면서 졸지에 무명을 벗고 유명인이 되었다.
그들은 무명의 시간을 돌아보며 하나같이 눈물을 흘렸다. 가수에게 무명은 원죄다. 원죄란 자신이 좋아해서 갈 길을 선택해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 원죄를 벗어나는 돌파구가 방송사에서 마련해 준 경연 프로그램이다. 경연을 통해 그들은 세상 어디를 가도 알아주는 사람이 되었다.
글을 쓰는 작가도 마찬가지다. 무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춘문예나 문예지에 등단하거나 독자가 좋아하는 글을 써서 세상에 발표를 해야 한다.
글이 독자에게 알려져 책을 읽고 작가를 알아줄 때 그는 무명을 벗고 유명인이 된다. 가수나 작가나 유명인이 되었다고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듯이 꾸준한 신곡 발표와 작품 활동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시켜야 한다.
유명인도 자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무명인이 되고 만다. 무명인은 긴 시간을 홀로 고독하게 지낸 날들이 많아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참고 견뎠지만, 유명인은 그런 시간을 참지 못한다.
오늘도 무명을 벗고자 독방에 갇혀 글을 쓰거나, 노래연습실에서 목이 터지도록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삶은 유명인으로만 살아도 좋지 않다. 무명과 유명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다.
무명도 무명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유명도 유명 나름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삶의 긴 과정을 놓고 보면 포물선을 그리며 무명에서 유명으로 올라가는 곡선을 타다 다시 무명으로 내려와 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듯이 파도처럼 너울춤을 추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오늘도 유명인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무명인이여!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말자. 삶에는 언제나 비만 내리지 않고 가끔은 따뜻한 태양이 비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밝은 태양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굳건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내자. 내게도 꿈이 있다. 언젠가 유명인은 아니더라도 무명인과 유명인을 오고 가는 작가로서 살아가고 싶다.
비록 전도유망한 작가는 아니더라도 남에게 좋은 글을 쓰는 작가라는 인정을 받으면 족하다. 처음부터 유명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또 무명인도 유명인의 삶을 살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무명인도 언젠가는 유명인이 되어 살아갈 날이 찾아온다. 그날을 기다리며 부지런히 글을 쓰고 노래하며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듯이 무명이 가면 유명이 찾아온다.
삶을 유명인이 되기 위한 노력에 투자하지는 말자. 그저 무명과 유명을 적당히 오고 가면서 어느 정도 익명성을 보장받는 삶을 사는 것이 좋다.
가수는 노래로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고 빛을 본다. 그것을 계기로 가수로 살아남느냐 못하느냐는 노력에 달려 있다. 노래도 처음부터 너무 좋은 노래로 무명을 벗어나면 긴 슬럼프가 찾아온다.
작가도 처음부터 너무 좋은 글로 무명을 벗어나면 후속 작품의 기대와 부담으로 슬럼프를 겪는다. 모두가 그런 과정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무명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유명을 향해 가는 것이 좋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시간을 마음껏 즐기자. 그렇다고 유명을 추구하기 위해 너무 비굴하거나 굽신거리는 삶을 살지 말자. 그런 삶은 오히려 무명보다 못한 삶이다.
무명의 삶도 의미와 가치가 있고 소중한 시간이다. 자신이 선택한 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몫은 오로지 자신이다. 그다음이 이웃과 대중이다.
자신이 스스로를 진정으로 좋아하지 않고 남이 자신을 좋아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만큼 자기 자신도 사랑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나 글도 사랑할 줄 알아야 남들도 그것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무명인이여!
오늘 하루도 기죽지 말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나 여기 살아 있노라."를 외치자. 그리고 무명인을 벗어나 유명인이 되는 그날까지 웃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내일을 기대하자. ‘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