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어른이 될 어린이를 꿈꾸며

책으로 만나는 마음

by 혜윰

저는 수업 시간 중 교과 시간과 연계하여 아이들과 같이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을 읽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쉽게도 그림책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그림책을 통한 수업 목표 달성이 목적일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교육과정 속 책 읽기 너머 수업 중 읽은 책을 통해 눈이 보이지 않게 아이들과 주고받는 무언가(?)가 반드시 존재하기에 책 읽기 수업을 포기할 수 없는 듯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은 한 학기 한 권 책 읽기입니다. 짧은 호흡으로 1-2차시 내외에서 소화가능한 그림책 수업도 좋지만 한 두 달 아이들과 한 장씩 함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며 책 한 권을 함께 완주하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엿보고 이 책과 자신의 삶을 연결해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책 읽기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곤 합니다.




3학년 아이들과 <쿵푸 아니고 똥푸>를 읽었을 때였습니다. 이 책은 <쿵푸 아니고 똥푸>, <오 ! 미지의 택배>, <라면 한 줄> 이라는 세 개의 짧은 단편이 묶여 있는 동화집입니다. 그렇게 길지 않은 이야기라 아이들도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각 단편에서 가장 인상 깊은 한 문장만으로 이야기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쿵푸 아니고 똥푸 - 산다는 건 백만사천이백팔십아홉 가지의 멋진 일을 만나는 것!
오! 미지의 택배 - 사랑할 것이 학교에도 많았다.
라면 한 줄- 사랑이 항상 이긴다. (자세한 책 내용을 알고 싶다면 클릭!)


아이들이 책을 읽고 만든 질문으로 함께 월드카페 토론을 하며 생각을 주고받았던 행복한 경험. 나름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한 줄로 명확하게 정리해 보는 활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함께 읽고 느낌 쓰기. 그 소감 중 아직도 제 마음에 남아있는 한 줄이 있습니다.

SE-04a1a553-71e9-4a98-9d3d-7e3b51e732e7.jpg?type=w3840
IMG_20190528_104927.jpg?type=w3840
SE-a1bdc630-fdd7-42da-a90e-3de37253be16.jpg?type=w3840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지 몰랐다.


아이들 입에서 책의 재미를 느꼈다는 그 말이 제 마음을 움직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책 읽기 수업의 궁극적인 목적을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 독자가 될 수 있도록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그동안 연재를 통해서 독서와 아이들의 정서능력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으로 마음이 약하게 자랄 수밖에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나에 대해서,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서 폭넓게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돕는 가장 빠른 방법은 책 읽기입니다. 나와 다른 시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책 속에서 만나며 아이들은 그 속에서 다르면서 또 비슷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삶과 사람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 갈 것입니다.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면서 포용할 수 있는 마음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책을 함께 읽어나갈 것입니다.




어린이책을 읽습니다.
어린이를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