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라는 시동
재인이는 좀 느린 3학년입니다. 또래 친구들보다 키도 작고, 왜소한 체구를 가진 것뿐 아니라 학습속도와 생활태도 모두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모습입니다. 학기 초 재인이를 처음 봤을 때, 이 아이를 어떻게 지도할까 막막했습니다. 갓 입학한 1학년 신입생 대하듯 책상정리, 사물함 정리, 주변 정리는 물론 학습태도와 문제를 해결하는 것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지도하는 것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재인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하고 싶은 것이 특별히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자습으로 하는 세줄 쓰기나 수학문제풀이도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집에 가서 하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거나 미술과제가 조금 버겁다 싶으면 "저는 안 되겠어요. 포기할래요." 해버릴 때가 많았습니다. 재인이는 또래 친구와 같은 과제를 부여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집으로 과제를 보낼 수도 없었습니다.
재인이에게는 과제를 잘게 나누어 부여했습니다.
수학학습지 세 문제 만 풀어보자. 선만 그려보자. 세 문장만 써 보자.
꿈쩍도 하지 않으려고 했던 재인이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와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문제를 풀고, 자습을 하고, 힘들어도 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 과제에 비하면 사실 아직은 작은 분량이지만 조금씩 해내고 있다는 게 대견했습니다. 오늘은 점심을 먹는데 샌드위치가 나왔습니다. 재인이는 저에게 "선생님, 여기 직각삼각형이 있어요! 맞죠?"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샌드위치를 보면 맛있겠다는 생각보다 정사각형인 식빵을 대각선으로 자른 모양이 직각삼각형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저는 놀라웠습니다. 재인이 마음속에 '동기'라는 엔진이 움직이길 바라면서요.
동기란, 어떤 행동을 계속해서 하도록 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의미합니다. 동기는 감정과 정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해 긍정적 성취 경험을 한다면 아이들은 그 일에 대해 계속하고 싶어 하는 동기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경우 아직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하는 내적인 동기를 형성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엄마한테 혼나기 싫어서 숙제를 한다던지, 아니면 시험을 잘 보면 엄마가 선물을 주겠다는 말을 믿고 열심히 공부를 한다던지 외적 동기로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고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일들에 도전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 목표를 계획하고 달성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면서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끼고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하기 위해선 어린 시절에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계획하고 성취하는 작은 성공의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파리 윙윙입니다. 윙윙은 날개가 있음에도 걸어서 산꼭대기에 오르는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윙윙의 목표를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말도 안 되는 목표이지만 윙윙은 내적 동기화가 잘된 파리였습니다. 안된다는 말에 흔들리지 말 것! 용기를 주는 말에 귀 기울일 것! 야심 차게 산을 향했지만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계획을 좀 더 쉽게 수정해야겠다는 마음도 들고, 나보다 더 뛰어난 친구들을 보고 위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윙윙의 마음속에는 "포기하지 마."라고 마음에서 앞으로 향하게 하는 엔진과 같은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산을 오른 윙윙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큰 꿈을 이루려면 곧장 시작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곧장 시작할 수 있는 힘. 작은 도전과 작은 실패와 좌절과 작은 성공이 쌓여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꿈을 향해 달려 나갈 엔진이라는 '동기'를 만들어 갑니다. 아이들 마음속에 그 엔진에 시동을 걸 수 있도록 어른들의 끊임없는 격려와 응원이 필요합니다.
어린이책을 읽습니다. 어린이를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