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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Feb 10. 2024

8,900원에 도주범이 된 외숙모

"엄마, 전에 사준다고 약속한 머리핀 사 줄 거지!"

"응?"

작년 여름 광장시장에서 5만 원짜리 댕기머리핀을 고른 딸에게 이건 한복에 어울리는 거니 다음 명절 때 사줄게라며 모면했던 일이 기억났다.

(너의 기억력이란--:;)


바쁜 일상에 명절연휴 시작하고 한복을 꺼냈다.

아이들이 하루하루 큰다는 말이 실감 나게 짧아진 저고리

미리 준비했다면 좋았을 텐데 이미 쿠팡의 손길도 늦어버린 날이다.

핑계 삼아 전통시장으로 삼 남매가 출동했다.

여기저기 줄 서있는 길거리음식과 반짝반짝 빛나는 액세서리 가게에 마음을 뺏긴 딸내미 얼굴은 보름달 마냥 둥글둥글하다.

댕기머리핀은 이미 마음에서 멀어진 딸내미의 눈은 반짝거리는 반지에 고정되었다.

30분을 넘게 열손가락을 고로 사용하며

"이건 물에 들어가면 녹이 스는 건 아닐까?" 하며 걱정을 한다.

"살짝은 괜찮을 거야"

만원도 안 하는 반지가 물에 취약하다는 걸 어찌 알았는지 금은방을 갈 기세를 겨우 눌렀다.

 드디어 로즈골드 느낌 물씬 나는 나뭇잎이 간택되어 통통한 딸내미 손가락에 올라갔다.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의 딸내미




"이 반지 예쁘죠?"

할머니집에 도착하자마자 반짝거리는 반지를 보여주며 아이브 춤을 추는 딸내미

5살 친척동생에게 아이돌은 이렇게 예쁜 반지를 끼고 춤을 추는 거라며 춤을 전수해 주는 딸내미


명절답게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딸내미의   징징거림이 들린다.

(다시 자버릴까?)


분명 반지가 손에 있었는데 없어졌다는 딸내미

발이 달린 것도 아닐 텐데 잘 찾아보라고 하니 무조건 없다며 울먹이딸내미다.

그사이 옆자리에 있던 할아버지가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5살 조카는 용의자로 할아버지를 지목했다.

평소에도 아이들에게 장난을 잘 거는 할아버지의 특성상 손에 반지를 숨기고 안방으로 들어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이다.

두 여형사들은 할아버지를 소환했다.

결백을 주장하는 할아버지

고민에 빠진 두 여형사

"그렇다면 우리 엄마?"

친정에 갈 짐을 챙기러 집에 간 동생네 부부가 갑자기 용의자 선상에 올라왔다.

바로 전화를 거는 5살 꼬마형사

"엄마, 얼렁 가져와"

너무나 쉽게 자백을 받은 모양이다.



띡띡띡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달려가서 용의자에게 반지를 넘겨받고 기분 좋아진 두 여형사


웃음으로 바로 합의가 이루어져서 다행히 명절부터 서에서  만나는 불상사는 없었다.


사건종결

땅땅땅



일주일에도 3번 이상은 만나서 신나게 노는 5남매


오늘은 명절이라고 오랜만에 만난 처럼 더욱 신나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다.

그래서 행. 복. 합. 니. 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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