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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중학교 배정, 동생 많은 기쁨

2024.12.6.금요일

by 우아옹

1학년 겨울방학 때 큰아들은 전학을 했다.

전학과 함께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선비 같던 아이는 거리 두기에 적극 참여하며 한동안 친구가 없어 힘들어했다.

등교를 못 하고 집에서 우당탕 삼 남매 일상이 시작되면서 첫째의 동생 애정도는 점점 바닥을 드러냈다.

유치원 때 동생이 '2개나' 생겼다며 친구에게 자랑하던 큰아들은 전학 이후 동생들과의 거리 두기를 확실히 했다.






중학교 배정을 앞둔 어느 날 큰아들이 종이 한 장을 가져와 나에게 내밀며 말했다.

"엄마, 우리 반에서 삼육중 가는 친구 1명 빼고 중학교 배정이 확정된 아이는 나밖에 없어!"

"잉? 정말?"

"엉, 다자녀는 우선순위로 배정된다고 해서 체크했지! 동생들이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거네!~"하며 동생들에게 "얘들아, 고맙다!"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는 큰아들이다.


신도시 특성상 아이들 학교는 한 학년에 9반까지가 기본이다.

그래서 몇몇 아이들은 집 앞 중학교가 아닌 차를 타기도, 걸어가기도 애매한 곳의 중학교에 배정되기도 한다.

큰아들이 말은 안 했지만 전학을 해서 힘들었던 경험 때문인지 혼자만 다른 중학교에 갈까 봐 은근 걱정을 했던 모양이다.


그 이후 우리 집 풍경은 많이 바꿨다.

"얘들아, 내 방에서 같이 잘 사람?"

자기 방 출입에 극도로 예민하던 큰아들의 제안에 둥이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밤마다 삼 남매는 큰아들 방에 매트를 깔고, 뭐가 그리 신나는지 셋이 낄낄거리며 자고 있다.

자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덕분에 나와 아이들 각방의 침대는 자유시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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