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은 얼마나 계속되었을까. 시간 감각이 마비된 어둠 속에서, 나는 내 안의 모든 수분과 기력이 눈물과 함께 빠져나갈 때까지 울었다. 나의 유리성은 완전히 붕괴했다. 그 폐허 속에서 나는 벌거벗은 채, 지난 60여 년의 삶이 쌓아 올린 모든 허상과 마주해야 했다. 나는 주석의 아내도, 혁명의 기수도, 붉은 황후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버림받은 개, 조롱당하는 어릿광대, 그리고 이제 곧 역사의 심판대 위에 제물로 바쳐질 죄수일 뿐이었다.
절망은 늪과 같아서,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했다. ‘그가 나를 버렸다.’ 이 여섯 글자는 독처럼 내 혈관을 타고 돌며, 내 모든 사고를 마비시켰다. 나는 그의 사랑을 갈구했고, 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내 영혼을 팔았으며, 그의 권력을 휘두르며 피의 축제를 벌였다. 나의 모든 것은 그에게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의 근원이, 나를 부정했다. 그것은 내 삶 전체에 대한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
며칠 동안, 나는 시체처럼 누워 있었다. 간수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삶에 대한 의지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이대로 굶어 죽는 것이, 저들이 나를 심판대에 세워 조롱거리로 만드는 것보다 더 나은 최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의 생존 본능은 끈질겼다. 며칠이 지나자, 뱃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원초적인 허기가 내 모든 철학적 고뇌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딱딱하게 식은 찐빵을 집어 입에 넣었다. 톱밥처럼 푸석한 덩어리를 씹으며, 나는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다. 이것은 절망의 눈물이 아니었다. 살아남고야 말겠다는, 생명체의 처절한 의지에서 비롯된 눈물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 다른 것이 싹트기 시작했다.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 작고 단단한 불씨 하나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노였다. 나를 버린 그에 대한 분노, 나를 배신한 동지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세상 전체에 대한 분노.
그래, 그가 나를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 그가 나를 경멸해서? 아니. 그럴 리가 없다. 그는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한 여자를 버리는 것으로 자신의 정치적 안위를 도모할 그런 소인배가 아니었다. 거기에는 더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나는 어둠 속에서 눈을 빛내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나의 무너진 유리성을 재건할, 새로운 서사를.
그는 나를 버린 것이 아니다. 그는 나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죽으면, 당내에 숨어 있던 수정주의자들이,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의 잔당들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자신의 위대한 유산인 문화대혁명을 부정하고, 중국을 다시 자본주의의 길로 되돌리려 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그 반혁명의 흐름을 막을 마지막 보루로, 바로 나를 남겨둔 것이다. 그는 내가 체포되고, 재판을 받고, 온갖 모욕을 당하리라는 것을 모두 예상했다. 그는 내가 그 모든 시련 속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사상을 변호하며 싸울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나는 그의 마지막 전사였다. 나의 투쟁은, 그가 죽은 뒤에도 계속되는 문화대혁명의 연장선이었다.
나는 버림받은 개가 아니다. 나는 순교를 앞둔 성녀다.
이 새로운 생각은 어둠 속의 빛처럼, 내 모든 절망을 몰아냈다. 그래, 이거다. 나는 다시 싸워야 할 이유를 찾았다. 나의 투쟁은 이제 개인적인 복수가 아니다. 그것은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려는 반동 세력에 맞선, 위대한 이념 투쟁이다.
나는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기력을 회복해야 했다. 다가올 전투를 준비해야 했다. 나는 더 이상 간수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발악하지 않았다. 대신, 나는 그들을 경멸과 동정이 뒤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 어리석은 자들. 역사의 진정한 의미도 모른 채, 반역자들의 하수인이 되어 나를 감시하고 있는 가련한 영혼들.
나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불굴의 혁명 투사’. 나는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낼 것이었다. 나의 무대는 이제 감옥 전체였고, 나의 관객은 역사가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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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나의 감옥 생활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나의 전장은 심문실이었다.
그들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주기적으로 나를 심문실로 끌고 가, 나의 ‘죄’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그들은 회유와 협박을 번갈아 사용했다. 죄를 인정하고 협조하면, 편안한 노후를 보장해주겠다고 속삭였다. 그러다가도 내가 거부하면, 사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윽박질렀다.
나는 코웃음을 쳤다.
“너희가 말하는 죄란 무엇인가? 주석의 가르침을 따르고, 계급의 적들과 싸운 것이 죄란 말인가? 그렇다면 나는 기꺼이 그 죄를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저지를 것이다. 너희가 두려워하는 것은 나의 죄가 아니라, 나의 입에서 나올 진실이겠지. 내가 이 입을 열어, 너희가 어떻게 주석을 배신하고 혁명을 팔아먹었는지 폭로할까 봐 두려운 것이겠지!”
나는 그들의 논리를 역으로 이용하여 그들을 공격했다. 그들은 당황했다. 그들은 내가 울고불고 매달리며 목숨을 구걸할 것이라고 예상했겠지만, 나는 오히려 더 당당하고 오만하게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들은 나의 죄를 입증하기 위해 증인들을 내세웠다. 한때 나의 동지였던 자들, 나의 밑에서 일했던 자들이 심문실에 들어와 나의 ‘악행’에 대해 증언했다. 그들은 내가 어떻게 사람들을 모함하고 숙청했는지, 얼마나 사치스럽고 잔인했는지를 눈물로 호소하며 고발했다.
나는 그들을 경멸의 눈으로 쏘아보았다.
“가련한 배신자들. 너희는 너희 자신의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옛 주인의 살점을 물어뜯고 있구나. 너희가 나를 비난하는 그 모든 행동들은, 너희 역시 함께 저지른 것이 아니었나? 너희는 나의 칼이었고, 나의 손이었다. 내가 유죄라면, 너희 역시 공범이다. 어찌 감히 너희 따위가 나를 심판하려 드는가!”
내 말에 그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심문관들은 서둘러 그들을 데리고 나갔다. 나는 나의 승리를 확인하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억’이었다. 나는 문화대혁명 10년 동안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누가 누구를 숙청하는 데 앞장섰고, 누가 누구의 비리를 눈감아주었는지를 손바닥 보듯 꿰고 있었다. 지금 나를 심문하는 저들 중 상당수는, 당시 나의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정적을 제거했던 자들이었다. 그들은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내게 떠넘기려 하고 있지만, 나는 그들의 위선을 폭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모두 피로 맺어진 공범자들이었다.
시간은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1977년, 1978년, 1979년…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알 수 없었다. 감옥의 시간은 바깥세상과는 다른 속도로 흘렀다. 나는 서서히 늙어갔다. 머리카락은 더 희어졌고, 성했던 이 몇 개가 더 빠졌다. 하지만 나의 정신은 쇠약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감옥 생활은 나를 더욱 단련시켰다.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감방 안을 걷고, 마오 주석 어록의 구절들을 암송했다. 나는 나의 육체와 정신이 무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처음으로 신문을 읽는 것을 허락받았다. 그것은 그들의 새로운 전략이었다. 나에게 바깥세상의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나의 신념을 흔들고 절망에 빠뜨리려는 속셈이었다.
신문 1면에는 덩샤오핑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다. 그는 완전히 복권되어, 당과 국가의 최고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개혁개방(改革開放)’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선포했다.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시장 경제를 도입하며, 인민들의 사유 재산을 일부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신문을 읽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것은 명백한 배신이었다. 그가 평생을 바쳐 싸워왔던 자본주의를, 그의 무덤에 흙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불러들이고 있었다. 이것은 혁명의 죽음이었다.
나는 분노했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예상이 맞았다는 사실에 기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보라,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저들은 수정주의자들이고, 자본주의의 주구(走狗)들이라고. 그들의 정체가 마침내 드러난 것이다. 이제 인민들도 깨닫게 될 것이다. 누가 진정한 혁명가이고, 누가 배신자인지를.
하지만 인민들의 반응은 내 예상과 달랐다. 신문에는 개혁개방 정책을 환영하는 인민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그들은 더 이상 계급투쟁과 정치 구호에 열광하지 않았다. 그들은 가난에서 벗어나, 배불리 먹고 잘 살기를 원했다. 상점에는 외국 상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화려해졌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내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그 순수한 혁명의 이상은, 이제 낡고 고루한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인민을 위해 싸운다고 믿었는데, 정작 그 인민들은 나의 사상을 버리고, 나의 적들이 내미는 달콤한 사탕을 받아먹고 있었다.
나의 가장 큰 충격은 1980년에 찾아왔다. 류사오치가 공식적으로 복권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당은 그의 죽음이 린뱌오와 4인방이 조작한 ‘역사상 최대의 억울한 사건’이었다고 발표했다. 내가 그토록 증오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파멸시켰던 나의 숙적이, 이제 순결한 희생자이자 위대한 혁명가로 부활한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날, 나는 감방 안에서 미친 듯이 웃었다. 웃음은 곧 울음으로 변했고, 나는 바닥을 뒹굴며 울부짖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나의 10년은 무엇이었나? 내가 저지른 그 모든 숙청과 파괴는, 결국 한낱 ‘실수’이자 ‘범죄’가 되어버렸단 말인가.
하지만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나는 눈물을 닦고 일어섰다. 그리고 경극의 한 가락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만든 혁명 경극 ‘홍등기’의 한 구절이었다. 영웅적인 여주인공이 적들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노래하는 장면.
그래, 너희가 역사를 마음대로 뜯어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죽은 자를 살려내고, 산 자를 죽일 수 있다고 믿겠지.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진실의 편에 서 있다. 너희는 나의 육체는 가둘 수 있어도, 나의 혁명 정신은 결코 파괴할 수 없다.
나는 감방 안에서 홀로 춤을 추었다. 류사오치의 부활을 축하하는 춤이 아니었다. 그의 허깨비 같은 명예와, 그것에 환호하는 어리석은 세상을 조롱하는, 살풀이 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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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가을, 마침내 그날이 왔다.
간수장이 내 감방으로 찾아와, 나에 대한 공개재판이 열릴 것이라고 통보했다. 4년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나의 마지막 무대가 준비된 것이다.
나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뛰었다. 4년 동안 나는 이 작은 감방이라는 무대에서 독백 연기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 나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한 법정이라는 무대에 서게 될 것이다.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그리고 전 중국 인민이 나의 관객이 될 것이다.
이것은 나의 마지막 기회였다. 나 자신을 변호하고, 나의 신념을 설파하며, 저 배신자들의 위선을 만천하에 폭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이것은 재판이 아니다. 이것은 전쟁이다.
나는 재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변호사는 필요 없었다. 나의 변호사는 나 자신이면 충분했다. 나는 지난 4년간 심문실에서 했던 모든 논쟁들을 머릿속으로 복기했다. 나는 그들이 어떤 증거와 증인들을 내세울지, 어떤 방식으로 나를 공격할지를 예상하고, 그에 대한 반박 논리를 세웠다.
나는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다. 초췌하고 병든 죄수의 모습으로 법정에 설 수는 없었다. 나는 간수에게 거울과 빗을 요구했다. 그리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만 나오던 더운물을 이용해 머리를 감고 몸을 씻었다. 나는 찢어진 죄수복을 손수 바느질하여 단정하게 고쳤다. 나는 법정에 서는 날, 내가 입을 옷을 골랐다. 짙은 남색 인민복. 그것은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초라하지도 않은, 혁명 전사의 위엄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의상이었다.
재판 날짜가 다가올수록, 나는 오히려 평온을 되찾았다. 나는 내 인생 최고의 배우였다. 그리고 이제 내 인생의 마지막 연극, 가장 중요한 클라이맥스 장면을 앞두고 있었다. 나는 대사를 모두 외웠고, 무대 동선도 완벽하게 계산했다. 나는 관객들을 압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재판 전날 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는 눈을 감고 수없이 무대 위의 내 모습을 그렸다. 판사들의 위선적인 얼굴, 나를 증오의 눈으로 바라볼 방청객들, 그리고 전 세계로 타전될 카메라의 불빛. 나는 그 모든 것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들이 내게 사형을 선고한다 해도, 나는 순교자가 되어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나의 육체는 죽여도, 나의 정신은 죽일 수 없다. 나는 마오쩌둥의 가장 위대한 전사, 장칭이니까.
다음 날 아침, 간수들이 나를 데리러 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내가 밤새 정성껏 다려놓은 남색 인민복을 입었다.
“가자.”
나는 간수들을 재촉했다.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온 연회에 가는 여주인공처럼.
감방 문을 나서자, 길고 긴 복도 끝에서 눈부신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것은 바깥세상의 빛이었다.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하는 완전한 햇살.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빛을 향해 걸어 나갔다.
이제 막이 오를 시간이었다. 나의 마지막, 그리고 가장 위대한 연극의 막이. 세상은 장칭을 잊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이후, 그들은 나를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7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