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바라기 Dec 03. 2023

헬렌켈러에 4시간만 눈을 뜰 수 있다면..

나를 이만큼이나 가르쳐 준 내 스승 앤 설리반을 찾아갈 것이다.

지금까지 손끝으로 만져 익숙해진 그 인자한 얼굴,


그리고 그 아름다운 몸매를 멎 시간이고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 모습을 내 마음 깊숙이 간직해 둘 것이다.

그다음엔 내 친구들을 찾아갈 것이며,

그다음엔 들로 산으로 산보를 나가리라.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잎사귀들 들에 핀 예쁜 꽃들과 저녁이 되면

석양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다.


다음날 일어나면 새벽에는 면동이 트는 웅장한 광경을, 

아침에는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을,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또 하루를 보낼 것이다.

마지막날에는 일찍 큰길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아침에는 오페라하우스

오후에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싶다.

어느덧 저녁이 되면 건물의 숲을 이루고 있는 도시한 복판으로 걸어 나가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쇼윈도에 진열된 아름다운 물건들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눈을 감아야 할 마지막 순간, 사흘 동안이나마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신

나의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리라.


나는" 흔히 말하듯 감이 떨어졌다'라고 느낄 때마다, 이 글을 꺼  읽는다. 이 글을 보면 헬렌 켈러가 비록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지만 얼마나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였는지 잘 알 수 있다. 눈이 보이고 귀가 들리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예민한 감각으로 세상을 가슴에 품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세심한 글쓰기로 눈을 떴을 때 보고 싶은 것을 잘 묘사했다.

오늘도 평범한 날들에 감사하고

눈을 뜨고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한 날들이다.

23.12.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