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란 하나의 체스 게임 같아_무가당 그릭 요거트_1

by 하블

백화점의 한 명품 가계 안에는 비싸 보이는 물건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그 물건들은 딱 보기에도 꽤나 비싸 보였다. 물건의 한가운데는 커다랗게 로고가 박혀 있었는 데 본인들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드러내기 위한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 매장과 어울리는 깔끔하게 정장차림에 머리부터 말까지 마치 샵에서 정리하고 온 것 같은 직원이 서 있었다. 손에는 신용카드가 들려있었는 데 어쩔 줄 몰라하는 듯한 모습으로 불편하게 그걸 쥐고 있었다. 직원은 신용카드를 바라보다가 눈을 꿈뻑이고 신용카드의 주인이 되는 것 같은 사람을 보았다.


"저... 손님? 어떤 물건을... 준비해 드릴까요?"


직원이 바라보는 그는 비싼 신발에 비싼 옷 그리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었다. 손에는 쉴 새 없이 엄지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놀리고 있었다. 그는 직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손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그리고 말했다.


"어떤 물건이라니, 무슨 말씀이시죠?"


그 말 한마디 후 다시 핸드폰에 집중하는 것 같아 보였다. 직원은 참을 인을 다섯 번 새기면서 속으로 숨을 삼켰다. 그리고 그의 손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폰에 연락이 오는 사람은 전부 친분이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서로 존칭을 사용하며 정중히 대화하고 있었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는 웃으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직원은 눈치를 살피며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해했다. 열심히 핸드폰을 누르던 손가락이 멈추고 그는 고개를 들어 직원을 보았다. 그리고 손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가 골라놓은 물건들을 전부 가리키더니 말했다.


"전부 다요."


그는 가계밖으로 걸어 나가며 손목에 있는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시계 또한 한눈에 보기에 비싼 물건 같아 보였다. 손목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 확인을 끝내고 앞으로 걸어 나가려고 하자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아가려던 발은 멈춰졌고 그는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어 폰을 꺼냈다. 그리고 누가 건 것인지 확인을 하자 그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거기에는 조카라고 적혀있었다.


'하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히 본인에게 일이나 아니면 돈과 관련된 것을 부탁하려고 전화한 것이 분명했다.


'저번에도 분명 내가 조언을 해주었는 데...'


그는 지금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응... 응.. 알았어. 그러면 내 집 앞에 있는 카페로 와. 거기서 얘기하자. 세시까지 와. 응. 응. 그래.. 그때 봐!"


그는 전화를 끊고 백화점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방 안에 커피 향이 가득 났다. 방은 서재인 거 같아 보였다. 방 가득 책이 빼곡하게 차 있었는 데, 책 제목들이 전부 비슷한 느낌이었다. 자본주의, 자본주의 세상... 시장 경제, 시장, 투자의 귀재 등 투자와 경제에 관한 책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방 한가운데는 작업 책상이 놓여 있었다. 거기엔 방금 백화점에서 돌아온 그가 앉아 있었다.


손에는 한 권의 책이 들려 있었는데, 부자가 되는 방법이란 말이 쓰여있었다. 그는 책을 보며 옆의 메모장에 열심히 필기하기 시작했다. 필기를 끝내자마자 그는 책을 내려놓고 쉬지 않고 옆에 닫혀 있던 노트북을 켰다. 노트북을 열자 창에는 메신저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 데 오전 백화점에서 그의 핸드폰에 계속해서 연락이 왔던 사람들의 이름이 보였다.


그는 오는 연락들을 뒤로하고 먼저 인터넷 창을 켰다. 그리고 여러 그래프들이 보이는 창을 검색했다. 거기엔 오르고 내리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그래프들이 있었다. 한참 그 그래프들을 보고 정리를 하고 조사를 하던 그는 눈이 피로한 지 손으로 눈을 한번 주물러 주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의자를 뒤로 빼어 뒤로 잠시 누워주었다. 얼굴을 보니 그렇게 젊은 나이는 아닌 거 같아 보였다. 눈가에 잔주름이 살짝 읽고 피로해 보이는 그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 같아 보였다. 그는 하루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조금 피로해졌다.


다시 의자를 고쳐 앉고 노트북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번에는 메신저 창을 켰다. 메신저에는 컨설턴트님 상담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있는 말들이 여러 창으로 존재했다. 위의 채팅방부터 하나씩 들어갔다. 그리고 채팅방 사람들이 올린 포트폴리오라는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스크롤을 내리면서 하나씩 확인했다.


스크롤을 내리며 보면서 그는 다른 수첩을 꺼내 들어 그들의 투자방식에 대해 하나씩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좋을지 어떤 부분이 현재 본인이 짠 방향성에 안 좋게 가고 있는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정리 파일을 완성해 채팅방에 올리기 시작했고 상대편은 그가 올리자마자 파일의 읽음 표시를 없앴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 하나같이 다 똑같은 말이 와 있었다.


'감사합니다. 컨설턴트님.'


그는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인생의 설계에 본인이 많은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고개를 들어 방안에 있는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한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마자 엉덩이를 뒤로 빼고 의자를 밀어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네.. 운동을 많이 못하겠어."


자신의 옷 안에 있는 작은 수첩을 꺼내더니 거기에 표기해 놓은 것 하나를 수정했다. 옆에는 시간이 적혀 있었는 데, 리스트 들은 시간 순서대로 적혀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체크 표시와 수정 표시가 같이 있었다.


시간 수정을 다 끝내고 그는 옆방으로 걸어가 방문을 열었다. 거기엔 트레드밀, 웨이트 도구, 스트레칭 장소 등등 마치 헬스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여기에도 벽에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있었다.






수요일 연재
이전 21화세상이란 참 만만하지 않아_ 선인장 요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