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비열도 / 한향
- 가수 K에게
아무르 아무르 아무도 모르는 사랑
있네
비격진천뢰 심장으로 함부로 다가
설 수 없네
산둥반도에 칭다오 맥주 거품처럼
피어오르는 구름
장산곶 몽금포구에는 꽃잎처럼 흔
들리는 나룻배
연평과 백령, 산둥에서 기러기가
돌아오는 저녁
주막 한 녘에 상사화처럼 앉아 하
염없이 배 한 척을 기다리네
격렬과 비열, 비열과 열도, 열도와
열사
영혼, 영원, 불멸의 노래가 밀물처럼
밀려오는 밤
당신의 성(城)으로 가는 길이 걸어온
거리만큼 아득한 밤
끝내 밀사에게 닿을 수 없는 불면의
밤, 밀서 품은 가슴으로
어제는 격렬하게 비가 내렸고
오늘은 장렬하게 눈이 내리네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2.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