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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세 Sep 28. 2024

네가 삶에게 충분히 도전적이었다면

실패는 필연이다.

그것이 그토록 너는 부끄럽더냐.


아무 의미 없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청춘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그들에게 고통을 주었다.

그럼에도 그들이 부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던 것은 지독한 위선이었다.


진흙탕에서 구르면 누구든 더럽고 냄새나고 비참하다.

뼛속까지 시릴지라도 구정물이 네 옷 말고 무엇을 더럽힐 수 있겠는가.

일어나라.

네게 어울리지 않는 그곳에서 일어나

지저분한 네 손을 잡아 일으켜준 이들의 따뜻함을 기억하라.

성실하려거든 그들에게 힘차고 솔직하게 감사하여라.

얼마 남지 않은 젊음마저 영광을 찾아 헤매는데 쓰지 말아라.


너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다.

네 뒤에 남겨진 자책과 원망, 좌절, 눈물 모두 네 길이고 삶이었다.

이루지 못한 꿈과는 이제 그만 화해하여라.

뜨거운 햇살 아래, 영근 땀방울과 성취감, 마음 깊이 우러나는 벅찬 뿌듯함이 네 삶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해 보아라.


이제부터 네가 가는 곳이 너의 운명이다.

아무도 네게 알려준 적 없지만 너는 이미 알고 있다.

자유는 아름다운 만큼 외롭고 서글플 것이다.

지혜로운 이들을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친절하여라.

용기 있게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넘어진 사람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어라.


다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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