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결 Mar 11. 2024

[짧은 시] 보도블록

길을 걸으면서 땅을 자주 보는데

바닥에는 보도블록이 규칙에 맞게 깔려있다.

나는 그 규칙을 보면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한다.


블록 내부에 들어맞게 밟기도 하고

선을 따라 걷기도 하고

꼭짓점을 발의 중심으로 밟기도 하고

인도 양쪽을 번갈아가며 공 튀기듯 지그재그로 걷기도 하고


재미있다가도 가끔은 너무 틀에 갇히는 느낌이 싫어서

규칙을 무시해 버리려 무자비하게 밟고 가기도 한다.


사실 이제는 서두르느라 바닥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은 여유를 가지고 보도블록이랑 놀아봐야지.

작가의 이전글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세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