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으면서 땅을 자주 보는데
바닥에는 보도블록이 규칙에 맞게 깔려있다.
나는 그 규칙을 보면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한다.
블록 내부에 들어맞게 밟기도 하고
선을 따라 걷기도 하고
꼭짓점을 발의 중심으로 밟기도 하고
인도 양쪽을 번갈아가며 공 튀기듯 지그재그로 걷기도 하고
재미있다가도 가끔은 너무 틀에 갇히는 느낌이 싫어서
규칙을 무시해 버리려 무자비하게 밟고 가기도 한다.
사실 이제는 서두르느라 바닥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은 여유를 가지고 보도블록이랑 놀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