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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Dec 02. 2022

삶은 계란

우리 집 냉장고에는 계란이 항상 대기 중이다


계란 프라이를 좋아하는 아이들 덕분에 아침마다 4개는 기본이고 저녁에도 계란찜, 계란말이, 부침개 등에 두루두루 쓰여 계란 한 판은 일주일 정도면 동이 난다.


오늘 아침에는 오랜만에 계란을 삶았는데 씻고 나오던 남편이 계란을 보더니


"삶은 계란이네?!"


하는데 불현듯 우리네 사는 인생이 계란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서 삶은 계란인가?!'


계란은 양계장에서 닭이 낳아 비슷비슷한 크기의 알들을 모아서 계란판에 담긴다. 몇 단계의 유통단계를 거치면 우리 집에도 옆집에도 건넛집에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되어준다.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모양은 다 비슷하다.  어떤 것은 프라이팬 위에서 기름을 튀겨가며 뜨거운 맛을 본 뒤 납작한 프라이가 되고, 어떤 것은 따뜻한 뚝배기 속에서 여러 가지 색색의 다진 야채들과 어우러져 몽글몽글 부드러운 계란찜이 된다. 결론적으로 은 어떻게 요리하던 다 맛있다.


계란이 어느 닭에서 태어나던지 간에 계란계란이고 그 자체만으로도 식재료로 충분하다. 계란조차 자신의 앞날을 모르지만 언젠가는 멋진 요리로 바뀌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좋은 영양분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태어나고 앞날을 장담하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그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어떤 삶이 더 옳고 맛있냐는 건 개인의 취향일 뿐 누구에게나 살아가는 데는 정답이 없는 듯하다.


살면서 죽을 만큼의 뜨거운 맛도 보고 색색의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람들도 만나며 희로애락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의 본질은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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