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단이 Jan 12. 2023

직장인은 노잼시기를 어떻게 견딜까

아무것도 하기 싫은 돌멩이 같은 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일명 '노잼시기'를 겪을 것이다.


특히 마의 3년 차가 되면 노잼시기를 벗어나기 더욱 힘들다. 일의 숙련도가 높아지는 만큼 회사 내부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더 극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잼시기가 되면 회사가 내 성장에 발목을 잡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업무가 손에 익고, 반복되는 업무를 하다 보니 이곳에선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3년이 지나면서 급격히 열정이 시들해졌고, 일도 예전에 비해 재미가 없어졌다.


이럴 때 나를 인도해 줄 사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지금 부서는 그럴만한 인물이 없다. 우리 부서는 인턴이 많은 부서라 내가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례가 없다. 일에 대한 흥미가 더 빨리 떨어진 이유도 이와 연관 있으리라.


사진=MBC '무한도전'

노잼시기가 되면 의욕이 없어지는 건 둘째치고 아침부터 지옥이다. 눈뜨면 '또 하루가 시작됐'는 생각과 함께 한숨부터 나온다. 또 업무를 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마구 든다. 동료들과의 주된 대화 주제도 '이직', '퇴사'다.


한날은 옆팀 선배와 함께 밥을 먹으며 "일하는 게 너무 재미가 없어요"라고 말한 적 있다.


그때 선배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절반 이상을 직장에 얽매여서 사는데, 그렇게 재미없으면 하루종일 우울한 거 아닌가요? 그러면 인생 자체가 재미없어져요"라고 말했다. 당시엔 내게 공감을 해주지 않는 선배가 조금은 미웠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내게 꼭 필요한 조언이었다. 


이후 생각을 달리하고자 , 노잼시기를 탈피해야겠다는 생각이 적극적으로 들었다.  


그렇기에 무작정 연차를 냈다. 실 힘들다고 연차 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연차 쓰는 걸 자제해 왔는데, 작년에는 연차휴가 15일 중 무려 14일을 소진했다.


예전에는 보통 가족여행을 갈 때 연차를 많이 썼기에, 온전히 나를 위해 연차를 소진하는 일이 드물었다.(보통 우리 집은 1년에 2번 이상 여행을 간다.) 그러나 작년에는 오롯이 나를 위해 연차를 쓰는 일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휴식은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굳이 연차 때 애써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하는 것도 느꼈다. 휴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셈이다.


업무와 관련 없는 취미를 만들었다. 앉아서 글 쓰는 게 주된 업무인지라 최대한 몸을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을 취미로 삼고자 했고, 이후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운동하는 시간만큼은 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니, 확실히 스트레스가 덜해졌다. 또 운동하면서 성취감을 얻는 것은 덤이다.


사내에서 다양한 인맥을 만들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옆팀 선배가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을 소개해줬는데, 처음에는 새로운 만남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같은 직장을 다니 보니 관심사나 고민이 비슷해 대화가 잘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함께 회사 험담을 하다가도 결국은 "우리 힘내봐요!"로 귀결되는 점이 내게 힘을 주기도 했다.



직장생활은 단거리 경기가 아닌 마라톤 같은 장거리 경기임을 기억해야 한다. 적절한 수위의 열정을 지속해서 가져가록 노력해 보자.



https://brunch.co.kr/@kangdane/12

https://brunch.co.kr/@kangdane/11

https://brunch.co.kr/@kangdane/10


작가의 이전글 SNS는 인생의 낭비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