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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민 Sep 21. 2024

디어 루나

Poem

디어 루나            


김조민


   

과호흡 증후군에 시달리기를 며칠, 투명한 비닐봉투에 얼굴을 디밀어 가쁜 숨을 쉬는데 투명한 달, 하나, 떴다가 삭아들고 부풀었다가 오그라들고 팽창하다가 수축하고 커졌다가 작아지고, 달은 어디에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는 걸까 큰 숨을 내뱉고 들이쉬고 달이 뜨고 지고, 달은 육체가 없는 혼처럼 신출귀몰한다 밤은 그 꼬리가 보이지 않는데 잠잠한 달, 달이 머무른 봉투 안엔 물기가 맺히고 구겨진 내가 있다 달은 어디로 갔을까 내가 먹어치운 게 달이었나 끼익, 머릿속을 공전하는 달을, 이마를 흘러 목을 타는 달이, 내 몸에서 천천히 부푸는 달을 느낀다 달은 왜 숨었다가 다시 나타난 걸까 내 몸속에서 달을 꺼내보는 밤 가쁜 숨을 돌이켜 젖은 이마 위로 키득키득 전등이 비추는 밤에 왈칵 쏟아낸 달빛, 달이 옷을 벗으면 이런 모습일까 달의 그릇을 바꿔보며 대상 없는 죄책감을 느끼던, 한여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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