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아주 추운 날이었다 계절과는 상관없었다
담요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눈앞이 깜깜했다
몸은 따뜻해지지 않고 잘못이 하나 더 늘었다
며칠 전부터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길을 잠깐 보여주다가 재빠르게 갈아엎는
진동이었나 울림이었나 흔들림이었나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확고한 목소리였다
백과사전은 다시 돌아가려는 힘에 반응할 때 나타나는 것을 진동이라 설명한다
후회의 기록을 되짚는 소용없는 마음
빈 봉투를 굳이 뒤집으며 꺼내는 낡은 시간
먼지 냄새
이미 많은 거절을 맛본 쓸모없고 뚱뚱한 뒷모습
끝내지 못한 자책과 고통의 의미를 찾으려는 어리석은 등
사실은 흔해빠진 이유였다
주저했던 것은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얽혀 있는 담요 속에서
여전히 추운 채로
계절과 상관없이 나는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잘못이 계속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