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이가 커졌다.
나는 작은 사람이지만 아직 아이보다는 크다.
반면 아이는 나보다 작지만 허벅지가 나보다 두껍다.
허리둘레도 나보다 두꺼워졌다.
어깨는 아이느낌이지만 덩치가 나만한 것은 확실하다.
여름부터 내 반팔 티셔츠를 입혔더니 잘 맞는다.
입지도 않고 애지중지했던 티셔츠들을 한 계절 아들에게 입혔더니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건조기덕에 날근날근해졌다. 쩝.
날이 부쩍 추워져 뭐 입힐 것이 없나 하고 뒤져보니 청바지 몇 벌이 나온다.
나에게 딱 맞는 것은 이미 아이에게 꽉 끼고 넉넉한 사이즈의 바지들이 찰떡같이 들어맞는다.
이로써 가을 바지가 해결되었다.
어차피 한 철 입을 옷이라 이번 가을 겨울에는 쇼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
신발은 하나 사놓은 것이 있어 두 켤레로 번갈아 신는다.
나와 같은 신발 사이즈라 아이가 신고 난 후 내가 물려 신어야 할지 모른다.
첫째로 태어나 물려받아 입어본 적이 없는데 이제 아들에게 물려받게 생겼다.
아직 엄마바지와 셔츠도 군소리 없이 잘 입고 다니는 아이에게 감사하다.
우린 옷을 같이 입는 사이. 나눠 입는 사이다. 이쯤 되면 형제 아닌가.
깨끗하게만 입어다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