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뜰지기 May 24. 2024

당신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화려한 겉모습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


 그런데 우리가 표현 활동을 할 때 흔히 범하게 되는 실수 하나는 화려한 겉모습에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특히 미술과 통합 활동의 경우 꾸미기에 별 소질이 없는 남자아이들이 괴로움을 겪게 된다. 아래 사진은 《소리 질러, 운동장》 수업에서 야구부 모집 광고를 만드는 표현 활동의 예시이다. 위 작품과 비교하면 우중충하고, 성의 없어 보이는 작품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겉모습에 속았다면 "글씨도 또박또박, 색채도 다양하게 쓰고, 그림도 군데군데 넣어서 표현하면 얼마나 좋아!"라고 하며 다시 해 오라고 했을 만한 작품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이 충실하다.


 축구부를 모집한다는 왼쪽 광고는 모집 대상, 장소, 시간, 연락처 등이 잘 기록되어 있고, ‘아무나 대환영’이라는 문구로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더욱이 글씨를 잘 쓰려고 연필로 썼다가 그 위에 두꺼운 네임펜으로 다시 적은 흔적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정성을 들인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른쪽의 작품은 더 놀랍다. 피구부를 모집하는데

  ‘ 터지게 재밌는 기 종목’

이라고 피구부를 소개하고 있다. 필요한 설명이 모두 있고, 나름 그림도 그렸다. 거기다 명단을 작성할 수 있도록 이름과 반을 적는 칸까지 만든 아이디어는 학급에 이 아이가 유일했다. 그래서 이 두 친구의 작품은 우리 반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명예의 전당은 칠판 우측 하단에 만들어둔 전시 코너인데 학생들의 좋은 작품을 번갈아가며 전시하여 친구를 통해 배우도록 만든 공간이다.)


 화려한 겉모습에 속았더라면, 이런 보석같은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한 아이의 노력을 무시한채, 좀 더 성의있게 해보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아이 한아이의 성장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자세표현 활동에서 아이가 도달할 목표 지점에 대한 기준을 갖고 바라본다면 하나 하나 잘된 부분, 노력한 부분을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은 아이는 효능감과 자긍심을 느끼며 더 발전하려는 내적 동기를 불태운다. 


 그래서 예체능에 자신없는 아동도 표현 활동 시간이 두렵지 않다. 자신의 출발점에서 한 걸음 떼는 것에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교사가 격려해주고, 자신의 노력을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이전 14화 함께 읽기는 집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