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기의 애착형성 문제

부모에게 너무 집착하는 게 자연스러운지

by 박제

아기는 절대 혼자 자지 못하고, 제 손을 잡거나, 엄마 손을 잡아야지만 자려고 해요. 혼자 자는건 상상할 수도 없죠. 외출하려고 할 때마다 “엄마(아빠) 가지 마!” 를 설득해야 하는 때도 종종 있어요. 그래서 당연히 아기니까와 애착형성에 문제가 있는건가? 라는점이 고민이 됩니다. 이른바 ‘부모 껌딱지’ 같은 집착 행동이 이 나이에 자연스러운지 궁금했어요.


사실 분리불안은 주로 생후 8개월~18개월경 가장 심하고 보통 만 3세 무렵이면 사라지지만, 4세 아이라도 여전히 분리불안을 느끼고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것을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환경이나 낯선 사람 앞에서는 불안을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아직 부모에게 강하게 의존하고 떨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은 어느 정도 발달 범주 안에 있는 행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불안과 집착이 1달 이상 지속되고 갈수록 심해져 일상생활을 어렵게 할 정도라면, 전문가들은 분리불안장애와 같은 문제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는 비교적 잘 적응하고 큰 문제가 없다면, 집에서 부모에게 보이는 애착 행동 자체는 이 시기 흔한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정 애착 vs. 불안 애착 – 차이는 무엇일까?


아이의 애착 유형에 따라 부모에 대한 행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아이라면 부모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부모를 안전기지 삼아 세상을 탐험합니다. 이런 아이는 잠시 부모와 떨어져도 “엄마(아빠)는 다시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독립적으로 놀이하고 탐색할 수 있지요.


반면 불안정 애착(특히 불안-양가 애착)의 경우, 아이는 부모가 사라질까 봐 지나치게 걱정하며 끊임없이 부모를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흔히 일부 부모들은 아이가 엄마 곁을 한시도 못 떠나면 “애착 형성이 잘 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진짜 건강한 애착의 증거는 오히려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믿고 자신만의 자율성과 탐색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4세경에는 기본적인 애착 관계가 형성된 이후이므로, 아이가 계속 부모에게만 매달려 있다면 양육 환경이나 아이 기질 측면에서 불안 요소가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가 기질적으로 독립심 발달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또래보다 더 많이 의지한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로 단정 짓지는 말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부모의 존재를 안전한 버팀목으로 느끼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안정적인 애착이 이루어지면 아이는 결국 부모 곁을 벗어나도 괜찮을 만큼 내면의 안정감을 갖게 되고, 이는 향후 사회성과 자립심 발달의 토대가 됩니다.


4살의 동침(同寢), 언제까지 괜찮을까?


부모와 같이 자려고 하는 4세 아이, 과연 문제일까요? 서구에서는 일정 연령이 되면 아이를 따로 재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부모와 아이가 한 침대나 방에서 자는 일이 매우 흔하고 자연스러운 육아 방식입니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약 88%가 유아기(12~84개월)에 부모와 함께 잠을 잔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니 4살 아이가 아직 부모와 동침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비정상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유명 아동 전문가 오은영 박사도 “몇 살부터 꼭 혼자 재워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아이가 꽤 컸는데도 부모랑 자고 싶어하는 것이 아이 문제도, 잘못된 육아도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 스스로 부모와 자는 걸 거부하게 되니 너무 서두를 필요 없고, 아이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을 때는 부모가 곁을 지켜주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니라고 조언하지요. 다만 전문가들 중에는 3~4세경을 잠자리 독립의 적절한 시기로 보기도 합니다. 아이가 배변도 가리고 기본 생활습관이 자리 잡을 무렵부터는 조금씩 자기 침대에서 자는 연습을 시도해보라는 의견인데, 이는 자립심과 수면 독립을 길러주는 취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이 방에서 함께 이야기하다 잠들면 나오는 식으로 조금씩 연습하고, 아이가 불안해하면 다시 달려가 재워주는 점진적 분리 방법이 권장됩니다. 결국 동침 여부 자체보다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 잘 자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4세에 부모와 자더라도 가족 모두가 수면에 큰 불편이 없다면 굳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차츰 아이가 자기만의 공간에서 잠드는 경험을 긍정적으로 쌓도록 유도하면 됩니다.



건강한 자율성 키우기 – 부모의 대응법과 조언


4살 아이의 의존 행동을 다루면서 정서적 안정도 지키고 자율성도 키우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대 한국 부모들을 위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헤어짐을 예고하고 안심시키기: 아이에게 몰래 사라지는 것은 불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외출 전에는 미리 “엄마(아빠)가 하고 올게. 금방 돌아올 거야”라고 약속하고 꼭 지키세요. 일관되게 돌아오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의 불안이 줄어듭니다.


일상에서 작은 독립 기회 주기: 집에서 아이 혼자 놀기, 스스로 옷 입기 등 작은 성공 경험을 쌓게 해주세요. 부모가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간섭하지 않고 지켜봐 주고, 해냈을 때 칭찬하면 자신감과 안정감이 함께 자랍니다.


잠자리 독립은 단계적으로: 밤에 혼자 자게 하고 싶다면 바로 다른 방에 재우기보다, 취침 루틴을 함께하고 자기 전에 책 읽어주기, 포근한 인형이나 담요 등 애착물건을 주어 심리적 지지물을 마련해 주세요. 아이가 불안해하면 몇 주간은 부모가 옆에 누워 있다가 잠들면 나오는 등 서서히 분리합니다.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기: “네가 없으면 불안해”라는 아이의 표현에 “엄마(아빠)도 떨어지기 싫지만 잠깐 하고 올게” 식으로 공감하면서도 단호하게 대처하세요. “울면 안 돼”보다는 “금방 돌아온다”는 메시지로 아이를 안심시키되, 한 번 결정한 분리는 다시 번복하지 않는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부모 자신의 불안 관리: 때때로 부모의 불안이나 과보호가 아이의 집착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아이 앞에서는 최대한 침착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세요. 부모가 “정 걱정되면 안 갈게” 하며 머뭇거리면 아이도 확신을 못 갖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도와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집착이 줄고 독립성이 늘어납니다. 충분한 애정을 받고 자란 아이는 내면이 튼튼해져 오히려 더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결국 4살 아이의 부모 집착이 걱정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아이의 애착 욕구에 응답해 주면서도, 서서히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는 연습을 함께 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엄마 없으면 못 자요, 가지 마요” 하던 아이도 머지않아 “안녕히 다녀오세요!” 하고 손 흔드는 날이 올 것입니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22화4살 아기 집중력 길러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