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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랬구나 Apr 16. 2023

칭찬을 감사히 받자

 "아니에요"라고 하지 않기

"피부가 팽팽하고 되게 좋으시네요."

"살쪄서 그래요."

아이의 친구 엄마가 마스크 벗은 나의 얼굴을 가까이 보고 피부가 좋다고 칭찬해 줬는데 나는 살이 쪄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혈관이 나처럼 우락부락하지 않고 매끈하니 공주님 팔뚝이네요."

"살쪄서 그래요."

혈액검사를 하기 위해 피를 뽑으시던 임상병리사 선생님이 공주님 팔뚝이라 해주셨는데 나는 살이 쪄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루 이틀 시간 차이를 두고 누군가 나를 칭찬해 주는 말에 살쪄서 그렇다는 대답을 하면서 

'어라 나 좀 웃기네!'라는 생각을 했다. 


살이 찐 것이 사실이긴 하나, 피부가 팽팽해질 만큼, 혈관이 묻힐 만큼 찐 것도 아닌데 왜 살 탓을 했을까. 외모를 칭찬받는 상황이 자주 있지 않아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였을까. 


그럼 누군가 나를 칭찬해 줄 때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뭐라 말해야 할지 바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일단 제일 최악은 "아니에요."인 것 같다. 상대방의 생각이 그렇다는데 아니에요라니. 그렇다고 네 맞아요. 감사해요. 이렇게 대답하기도 뭔가 좀 화끈거리고.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이건 어떨까 싶다.

"아~ 그래요? (난 그렇게 생각 못해봤다는 듯)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내 상태가 어떻든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는 의미)


어찌 대답할지 열심히 고민했는데, 그 이후로는 어떠한 내용으로도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네?

나부터 누군가를 칭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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