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다스리기 4탄.
태도가 사람을 만든다.
라는 말은 흔하고 어렵고 피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분노를 조절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 자체보다는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인해 문제가 생깁니다. 분노는 죄가 없지만, 분노를 표현하는 태도는 죄가 될 수 있고, 그 태도가 '나'라는 사람을 만드니까요. 분노는 개인의 기질과 과거 경험으로 만들어진 성격이라는 개인의 변수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만나 생기는 복합적인 심리적 역동이기에 그 발생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의 표현 방식이 상대에게 피해가 되고 사회적으로 부적절할 것이라면 성인인 우리는 그것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지는 행위자체가 분노를 조절하는데 분명 득이 됩니다.
사실 어릴 때 다 배운 내용입니다.
친구랑 싸우다가 화가 나서 친구를 주먹으로 때리면 벌을 받습니다. 억울하고 화난다고 친구의 물건을 던지거나 망가뜨리면 혼도 나고 친구에게 같은 물건을 사주거나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화난다고 앞에서든 뒤에서든 욕을 하면 욕한 것에 대해 결국 혼나거나 처벌을 받습니다. 흔히 듣는 얘기가 '화난다고 친구의 몸에 손을 대면 안 돼. 화난다고 욕을 하면 안 돼'입니다.
그런데 그때, 요행히 혼나지 않거나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처벌을 피해 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학교폭력 가해자들처럼 화가 나는 대로 다 표출하며 사람들에게 큰 피해와 깊은 상처를 주고도 잘못한 줄 모르는 안하무인의 괴물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내 분노의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합당한 벌을 받고 책임을 지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나의 잘못을 지적하고 수정해 주는 사람도 적어질 뿐만 아니라, 어릴 때처럼 유연하게 그런 얘기를 수긍하는 일도 힘들어집니다. 그렇기에 누군가 벌을 주고 책임을 요구하지 않아도 자신의 부적절한 분노 표현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선택을 스스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책임지는 선택은 분노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이끌어 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는 어떤 식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사람인지를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엉망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이 정도는 정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는 부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관찰해 볼 수도 있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충분히 객관적으로 자신의 분노 표현 패턴과 태도를 알게 되었다면, 그 표현방식이 옳은지 아닌지 자기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내가 화가 났을 때 하는 행동 중에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 기준에는 폭력이나 폭언, 욕설, 상대에게 명백히 피해를 주는 행동이 있을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정당한 이유로 화가 났더라도, 그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옳지 않다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하고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정당함은 퇴색되고, 상대는 점점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게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해야 자기 합리화를 하지 않게 되고, 회피하기 위해 상대를 공격하지 않고 제대로 사과하고 잘못을 번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 않아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결국 화가 나서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혹 상대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했다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 벌은 법의 심판일 수도 있지만, 상대의 두려움과 분노의 마음을 충분히 들어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한 책임의 방식을 스스로 또는 상대와 정 하는 것이 좋습니다. 꽤 명확한 방법은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시 안 그러는 것이 가장 확실히 책임지는 것이겠지만 우리 모두는 그렇게 완벽해지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하루아침에 완벽히 분노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계속 노력하는 것,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과를 할 때는, 최초 화가 난 원인과 나의 정당함은 잠시 내려놓고, 나의 부적절했던 표현 방식에 대해서만 충분히 사과해야 합니다. 그런 사과와 다짐은 녹이 슬어 제어가 잘 되지 않는 분노의 브레이크에 윤활제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의 목표는 다른 누가 아닌 나의 변화와 성장이어야 합니다.
조건부 변화나 누군가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의 선택!
내가 노력을 했지만 상대가 나에게 화를 내고 나를 용서해주지 않아도, 내가 화 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함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는 나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노력하는 목적이 상대로부터 인정받고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면 그 목표는 이전에 말한 움직이는 과녁이 됩니다. 내가 아무리 바른 자세로 꾸준한 노력을 해도 움직이는 과녁에 활을 명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내 과녁은 나의 것이어야 합니다. '욕을 하지 않는 것. 때리지 않는 것, 비아냥거리지 않는 것. 지키지 않으면 사과하는 것'처럼 내가 지킬 수 있는 단기 목표를 잡고 성숙한 인간이 되는 장기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많은 경우 그렇게 나의 목표로 나의 노력을 해 나갈 때, 삶은 나에게 별사탕 같은 선물을 줄 것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당신의 분노에 책임지겠습니까?
분노에 책임지는 방법
1. 자신의 분노 표현 방식을 관찰해 보기.
2. 나의 분노 표현 방식 중 부적절한 방식을 찾고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기.
(예. 때리기,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기, 욕 하기,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말하기, 비난하기, 비아냥 거리기 등 )
3. 부적절한 방식 중 반드시 고쳐볼 행동을 정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보기.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실천목표를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언하는 것도 좋습니다. 화를 내지 않기보다는 3개월간 욕 하지 않기 또는 비아냥 거리지 않기처럼 명확하게 정합니다.)
4. 2번의 부적절한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했을 때 꼭 사과하기.
(사과를 할 때는 상대가 받아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지 말고, 상대가 화를 낸다면 화가 날 수 있음을 수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5. 내가 나의 분노에 책임지는 것은 나 자신의 성장과 변화를 위해서 임을 명심하기.
(나의 목표이기에 나는 사과했는데 상대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억울해하거나 화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분노 방식에 대해 변화의 필요를 느끼고 성장하는 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라 상대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