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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i Whale Jun 05. 2023

T. 내 마음을 표현하기

분노 다스리기 5탄. 끝!

화가 난 내 마음을 이해하고 상대의 마음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보았다면,

분노를 표현하는 나의 방식도 점검하고 선택해 보았다면,

이제는 처음 화가 났던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할 때입니다.


나와 너를 이해하고, 내 태도에 주도권을 가졌다면

분노하는 횟수와 강도를 통제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믿습니다.

명궁이 된 당신은 움직이는 과녁을 감히 맞혀보는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과녁, 상대의 인정과 기대만을 쫓는 것은 당신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겠지만, 그렇다고 타인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는 것 역시 인간을 외롭게 만들 것입니다. 모두의 인정과 기대에 부응하거나 한 사람의 모든 기대를 다 맞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나와 상대의 기대를 맞추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T 부부는 30대의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입니다. 1년의 연애 끝에 결혼한 둘은 결혼 초기부터 극렬히 싸웠습니다. 일은 너무 바빴고, 서로를 여유 있게 바라봐줄 시간이 없었으며 그 와중에 계획하지 않은 이른 임신은 부부에게는 큰 갈등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를 원하지 않았고 은연중에 있던 생각이 임신 중인 아내에게는 칼날같이 꽂혀 하나하나 상처가 되었습니다. 아이의 출생 후에도 갈등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상처받은 아내는 아이에게 모든 애정을 쏟았고, 그렇지 않으면 이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고도 느꼈습니다. 아내의 그런 모습이 남편에게는 불만이었고, 그 불만은 남편을 겉돌게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둘은 서로에게 지속적으로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원치 않았던 남편에게 받은 상처와 자신에게 다정하지 않은 남편을 비난했고, 남편은 과거의 얘기만 한다고 아내의 말을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상담에 왔을 때는 분명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처음에는 아이를 원치는 않았지만 진심으로 사랑했고, 아내는 남편에게 화를 냈지만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나의 진심이 무시당한다고 생각했을  둘은 차라리 진심은 숨기고 상대를 비난해서 상처받지 않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아내는 인정을 원하는 남편에게는 경멸과 무시를 주었고, 남편은 관심을 바라는 아내에게 무관심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년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 이혼을 논의하던  마지막으로 노력해 보기로 하고 상담에 오셨습니다.


물론 상담 중에는 앞부분에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부부의 역사가 한두 가지의 문제와 하루이틀의 사랑으로 쌓아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부부의 소통을 가로막았던 서로에 대한 분노에 있어서, 자신과 상대의 분노를 이해하고 서로의 표현 방식을 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드디어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한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사실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대를  표현했어야 했습니다.


기대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는 <사티어의 의사소통> 중 "기대를 전하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1. 상황을 자신의 평가/주관적 생각이 아닌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설명하기.

2. 그 상황에 대한 나의 감정을 i-message로 전하기.

3. 그 상황에 대한 나의 생각, 나의 해석을 설명해 주기.

4. 나의 기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구체적인 행동이나 태도를 얘기해주어야 합니다.

5. 그 기대가 실현되었을 때, 채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나의 열망/욕구를 말하기

6. 상대가 내 기대를 수용해 주지 않을 때 대안을 생각하고 스스로 나를 돌볼 방법을 생각해 놓기.



마지막으로 제 마음을 울렸던 법륜 스님의 말씀도 살짝 얹어 봅니다. 스님께서 남은 나와 다르니 상대가 내 뜻을 언제나 수용해 줄 거라고 전제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그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나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요. 상대의 거절도 인정하고 존중해주어야 한다고요. 스님의 말씀처럼 생각하면 거절당하는 것은 공격도 상처도 아니니까요.             


비난과 경멸, 회피와 무시가 난무했던 대화를 재구성하면서, 제가 S 부부에게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였습니다. 진짜 하고 싶었지만 상처받을까  숨겨놨던 나의 진실한 구.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봐주길, 소소한 대화를 함께 나누길, 집에서 돌아오면 반갑게 인사해 주길... 자신을 사랑해 주길 바랐습니다.


그럼 이제 뺑뺑 돌지 말고, 용감하게 마음속 진심을 꺼낼 시간입니다!

분노 안쪽에 숨겨났던 그 뽀얀 속살을 드러내고 마주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자신의 분노에 대해 잘 알고 잘 다룰 수 있게 되었기를 빕니다.  


분노를 다루는 방법.

1. 분노의 원인 알기 https://brunch.co.kr/@highnoon2022/10 

2. 자신의 감정 수용 https://brunch.co.kr/@highnoon2022/44

3. 타인의 감정 수용 https://brunch.co.kr/@highnoon2022/46

4. 내 마음 표현하기



* 본문의 사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사례를 재구성한 것으로 실제와는 다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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