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구름(cloudy)
같은 시기에 유방암 수술을 받은 우리 엄마와 나이가 비슷한 L환자에게 문자가 왔다.
“아로미, 병원에는 언제와?”
“나는 항암 치료하러 4월 22일 날 병원 들어와, 만나고 싶어서 두리번 거려도 못 봤네.”
“저 내일 병원 가요~ 지금 전화 드릴게요.”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30대였으면 문자로 이어 갔을 텐데 엄마뻘인 60대에게는 문자 보단 전화가 편할 거 같아서 그리고 할 말이 많을 거 같아 내가 전화를 드렸다.
전화 연결이 되었고 첫 질문은 수술한 부위가 많이 아프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가끔 통증을 느끼지만 괜찮다고 답변했는데 L환자는 닿기만 해도 쓰라려서 지금 화장실에서 휴지를 뜯어 수술한 부위에 덧대었다고 했다.
덧붙여 아로미는 젊으니까 회복이 좋나 보네~ 라며 힘 없는 목소리에서 아픔이 느껴졌다.
환자마다 회복속도가 달라 스스로도 지금 회복이 잘 되고 있는지 의심이 항상 들었다.
그래도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고 있다는 건 잘 회복하고 있는 증거라 믿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뒤이어 항암을 하는지 물어보았고 나는 의사는 해야 된다고 했지만 내가 하지 않겠다고 했다.
L환자는 2주 뒤부터 2박3일 동안 병원에 입원하여 첫 항암을 시작한다고 하였고 오늘은 항암 전 검사가 있어서 왔다고 했다.
그 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고 제가 천안에 있으면 병원에 들리겠다고 했다.
하, 나는 내일 천안 S대학병원에 가는데 하루 차이로 만나지 못하다니...
타이밍이 못내 아쉬웠다.
L환자의 항암 날이 되었고, 전화를 할까 문자를 할까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먼저 문자가 왔다.
“나 지금 항암치료 받으러 왔어, 1.5기라 하네.”
“아로미는 몇 기라고 했지?”
“전 2기라고 했어요.”
“전에 썼던 병실 오니까 생각이 나네.”
“첫 항암 잘 받으세요! 식사도 꼭 챙겨 드시고요”
“근데 항암치료는 왜 거절했어?”
“항암치료가 암세포를 죽이지만 좋은 세포도 함께 죽여서 득보단 실이 많을 거라 생각했어요.”
“내 바로 밑에 동생이 젊을 때 유방암이어서 항암치료 받았는데 지금 10년 넘었는데 관리 잘해서 건강해”
“아로미는 젊으니까 항암 했으면 해.”
“우선 먹는 여성호르몬 억제약이랑 주사치료 시작했어요, 항암치료 생각해 볼게요!”
“젊으니까 병원에서 시키는 것은 열심히 해봐, 빨간 토마토도 많이 먹고.”
“네~ 그럴게요, 항암치료 잘 받으세요.”
“아로미도 건강 잘 챙기고, 우리 건강한 모습으로 얼굴보자”.
“네^^”
내가 항암치료를 거부한 것은 잘못된 선택인걸까?
주변 사람들에게 유방암을 알리면 대부분 대화가 이렇게 흘러갔다.
“유방암 몇 기래?”
“2기”
“항암은?”
“내가 안 한다고 했어”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안 해도 되냐며 걱정하였다.
같은 유방암 동기도 나에게 항암치료를 받으라고 하니 더 혼란스러워졌고 대화를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아 얼른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