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쟁탈전

이론 수업

by 아로미

B간호조무사 학원이 천안 중심가에 있다 보니 학생들은 대부분 버스를 타고 올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었다.


나처럼 읍내에 사는 사람 몇몇만 차를 가지고 왔다.

대중교통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움직이지 못하고 버스 시간표에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그러다보니 오전 9시 수업인데 8시 20분에 오는 사람도 있었다.


일찍 온 사람들은 수업 시작 전 까지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자곤 했다.

그리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까지 수업이다 보니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여기에 모자까지 쓴 사람도 있었다.


집에서만 트레이닝복을 입는 내겐 약간 문화 충격이었다.

그래도 여기가 집은 아닌데 예의가 없는 건 아닌가?

모자를 썼다는 건 오늘 머리를 안 감은 거잖아.


너무하네.




B간호조무사 학원은 지정석이 아니었다.


어제는 수업 첫 날이라 중간에 들어가서 원장님께서 안내해 준 앞에서 세 번째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여유 있게 오니 뒷쪽에 자리가 있었다.


럭키 Lucky!


가방을 자리에 두고 사물함에서 오늘 수업할 책을 꺼내 와서 앉으려고 하는데...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 묘한 느낌을 감지했지만 모른 척 했다.

“다른데 앉으시면 안 돼요?”


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

속으로는 “여기 지정석 아니잖아요!” 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나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들에게 화를 내 봤자 내가 질 거 같았다.

“네... ”


결국 앞에서 세 번째 줄로 쫓겨났다.

B간호조무사 학원에는 나처럼 혼자 등록해서 수업 듣는 사람도 있지만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친구와 함께 등록하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아무래도 혼자서 공부하면 포기가 쉽지만 친구랑 같이 하면 오늘 피곤한데 학원 가지 말까? 하다가도


친구 얼굴이 떠올라서 어느새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 경험이 다들 있을 거다.

B간호조무사 학원에서 이론 수업을 듣는 내내 자리쟁탈전은 항상 있었다.

B간호조무사 학원 원장님께서도 나서서 지정석이 아니니 자리를 맡아놓지 말라고 하였지만 아주머니들의 막무가내를 막을 순 없었다.

다른 사람의 자리를 탐했다가 서로 기분 상하느니 모두가 매일 같은 자리에 앉으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 같았다.


결국, 난 어제 수업 첫 날 앉은 앞에서 세 번째 자리에 계속 앉게 되었다.

선생님과 가장 가까운 첫 번째 자리는 인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욕적으로 공부하는 모범생 학생들이 자청해서 앞에 앉았다.


선생님은 주로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수업을 이끌어 가셨다.

나 또한 수업 시간에 핸드폰은 되도록 안 보고 집중해서 들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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