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원 후 거의 매일 마주쳐도 먼저 인사하는 경우가 없는 첫째 아이 반친구 엄마들.
맨날 내가 먼저 인사를 하곤 했는데, 그들은 한 번도 먼저 목이라도 끄덕인 적 없다. 신기하다.
그래서 나도 한번 안 해봤다. 역시 인사를 받지 못했다.
한번 인사 타이밍을 놓치면 그다음 인사 나누기가 참 껄끄럽다. 특히 아이들이 만나서 놀면 그보다 어색할 수가 없다.
둘째 아이 엄마들 하고는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그러는데 첫째 아이 엄마들은 자기네끼리 무리를 형성해서 그런지 정말 뻣뻣하다.
처음엔 나 또한 그러하듯 저쪽도 사회성이 부족한가 보다 싶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들끼리 뭔가 있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한 엄마는 내가 인사를 하면 "아 네~"라고만 대답한다.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인사만 하며 지냈던 엄마랑 놀이터 해프닝이 있었는데 어린이집 통해 번호까지 물어보며 전화해서 오해를 푼 적 있다. 팩트는 여기까지고 그 뒤는 나의 추측이라 마치 사실인 양 적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찍히니 그 뒤로 아웃당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반년동안 사람을 면전 앞에서 대놓고 쌩까는데 그 반년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직접 전화해서 오해를 풀어줬다.
처음엔 계속 피하길래 무슨 일 있나? 설마~라고 생각했고, 분명 얼굴 보고 인사를 했는데 대답을 안 하길래 그제야 일부로 피하는 거란 걸 확신할 수 있었다.
본인이 불편하다고 아이들이 3년을 함께 어린이집 생활을 했는데 그 관계를 끊어버렸고 아이가 인사해도 받아주지 않던 그 여자의 모습에 나도 더 이상 지나칠 수 없었다.
그 뒤 아이 딸기밭체험이 있어서 만났는데 그제야 예전처럼 인사정도만 하고 지냈고 이제는 그 아이랑 다른 유치원에 다니는데도 여전히 가끔씩 광장에서 만나는데 내가 인사하면 그쪽에서 받아주는 정도이다. 쌩까는 관계에서 벗어난 정도이다. 그런데 그 엄마가 첫째 친구 엄마들과 다 알고 지내는 사이라 나도 사람인지라 불편한 마음이 있어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아마도 단체 카톡이 있을 거라 예상할 뿐 물어보지도 않았고 딱 놀이터에서 만나 노는 사이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정도로만 지낸다.
우리 아이는 친구들을 참 좋아하는데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무리를 형성해주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
광장에서 친구들 기다리는 첫째 모습이 안쓰러웠던 동시에 왠지 모르게 나 자신이 실망스럽고 화가 났다.
아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이사 가고 싶은데 이사를 못 가면 또다시 같은 무리일 텐데 계속 이렇게 지내게 될까 봐 벌써부터 걱정이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엄마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나도 새로운 다짐으로 좋은 출발을 할 수 있길...
인간관계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잘 살아가려면 어울려야 하고, 함께하는 기쁨도 알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그걸 나보다 더 잘 아는 친구들인데
나의 부족함으로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 같다.
삶에 활력과 기쁨이 넘치는 일상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
매일 기쁘지 않아도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면 엄마인 내가 더 많이 웃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