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의 관건은 식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자취하면 식비 많이 들겠다. 차라리 밖에서 사 먹는 게 더 싸지 않아?"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자주 듣게 된 주제, 식비.
대부분 사람들은 보통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다 하면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식비가 많이 나오겠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이해이다.
막 독립한 자취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바로 식재료 보관이다.
마트에서 자주 사는 식재료는 주로 양파, 마늘, 대파, 설탕 등이 될 것이다. 장보고 난 후 어떻게 하는가? 단순하게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는 게 끝이다.
그렇게 되면 양파와 대파는 물렁해져 먹지 못하는 상태가 될 것이고, 마늘은 곰팡이가 펴 쿰쿰한 냄새가 냉장고 안에 가득 찰 것이다. 설탕은 물이 묻은 숟가락으로 꺼내 쓰다가 수분 때문에 설탕 입자가 굳어져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방치된다.
그 결과로 재료를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다 날아가버리고 그만큼 식비가 많이 나간다 생각하는 것이다.
장보고 난 후 딱 2시간 이내의 시간만 투자하면 한 끼 먹고 버린 식재료들을 최소 1주일 이상 보관해서 슬기로운 자취 생활을 즐길 수 있다.
1. 양파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지만 깐양파가 안깐양파보다 훨씬 비싸다. 예를 들어 깐양파가 2개에 2,000원이라면 안깐양파는 5~6개에 3,000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다. (금액은 지역, 마트마다 다름) 2/3 혹은 절반의 금액을 아낄 수 있다.
구매한 양파는 껍질째로 스타킹 혹은 신문지에 넣어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1주일은 물론 그 이상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스타킹, 신문지가 없다면 키친타월로 가볍게 닦아낸 후 냉장고 야채칸에만 넣어도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2. 마늘
마늘은 소분되어있는 것(한팩)과 한 묶음으로 파는 양의 가격차이가 꽤 난다.
요리할 때마다 사서 먹을 거라면 소분되어있는 것을 구매하는 게 편하겠지만 한 묶음으로 구매해서 미리 작업을 해두면 저렴한 가격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마늘이 들어가는 메뉴가 아주 많기 때문에 쟁여두는 것을 추천한다.)
마늘은 조금만 오래 방치되어도 쿰쿰한 냄새가 올라오고 곰팡이가 생긴다.
본인의 요리 스타일에 따라 최대 세 가지로 나누어 보관하면 된다.
(1) 얇게 편 썰어주기
- 수분 제거 후 냉동보관
- 편 썰어 둔 마늘을 채 썰어서 활용해도 된다.
(2) 다지기
- 잘게 다져서 얼음틀에 넣고 냉동보관 후 필요할 때마다 한 칸씩 꺼내 쓰면 된다.
(3) 통마늘
- 가끔씩 통마늘이 필요할 때가 있다.
3. 대파
내 집 주변 마트 기준으로 볼 때 깐대파와 안깐대파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서 항상 깐대파를 산다.
대파를 손질하는 것이 생각보다 번거롭고 뒤처리가 힘들기 때문에 깐대파를 추천한다.
대파는 흰대와 파란대를 나누어 냉동 보관한다.
마늘과 같이 적정량을 나누어 얇게 채 썰거나 다져서 따로 보관하면 다양한 요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육수용으로 쓸 일이 있다면 굳이 잘게 다질 필요 없이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썰어 냉동 보관하면 된다.
자취요리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월요일 점심, 볶음밥에 넣고 남은 당근이 있다면 화요일에 당근 라페를 만들어서 샌드위치를 해 먹으면 되고, 수요일에 감자전을 먹고 남은 감자가 있다면 목요일에는 감자조림을 해 먹으면 된다. 월요일 볶음밥에 넣고 남은 파프리카 반쪽이 있다면 금요일에는 파프리카를 얇게 채 썰어서 화요일의 당근라페와 함께 섞어 샌드위치를 한번 더 먹으면 된다.
자취방 주방에서 살아남기란 어렵지 않다.
요령이 생긴다면 월세, 공과금을 내고 남은 생활비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